매일신문

레미콘 내주쯤 물량 수급 차질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사태가 사흘째를 맞고 있으나 운송사-화물연대간 협상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정부도 '불법엄단' 외에 협의조정 기능을 하지 않고 있어 제2의 물류대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화물연대는 범노동계 공동전선 구축을 모색하고 있고 운송사는 화물연대에 선복귀를 강력 요구하는 등 극단적인 세대결 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번 운송 거부사태로 수출기업과 철강업의 피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또 시멘트 수송 차질로 인한 건설업계의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화물차량 운송거부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대구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레미콘업계.

현재까지 지역 레미콘 업체들은 사전에 확보해 둔 재고량으로 공사 현장에 물량을 공급하고 있지만 재고 물량이 업체마다 4, 5일분에 그쳐 당장 다음주부터는 물량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몇몇 레미콘업체들은 레미콘의 원료인 벌크시멘트 수급 차질로 22일부터 아파트공사현장과 관급공사현장 등 굵직굵직한 현장을 제외한 소규모 공사현장에는 레미콘을 제한 공급하고 있다.

현재 이번 파업 사태의 원인이 된 BCT(벌크시멘트 트레일러) 분야는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수송차질이 특히 심해 시멘트는 수송 완전 중단 상황에 직면했다.

업계에 따르면 강원도 강릉.동해.삼척 및 충북 단양 등지에 집중돼 있는 시멘트 업체들의 지난 21일 이후 제품출하 실적은 평소의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화물연대 운송거부로 포항지역 철강업체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포항공단 업체들의 제품 출하는 평소의 35% 정도에 그치고 있다.

부산항 컨테이너 처리량은 22일 밤 10시 현재 1만3천998개를 반출.입해 평상시 일일평균의 61.3%를 처리했으나 23일 중에는 50%대로 떨어지고 컨테이너 장치율은 22일 밤 10시 현재 61.3%를 유지했으나 더 올라가는 등 주말을 고비로 화물수송에 극심한 차질이 우려된다.

한편 대한통운 한진 등 12개 컨테이너 운송업체 대표들은 22일 오후 건설교통부 회의실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화물연대가 파업을 풀고 23일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위수탁계약을 해지하고 향후에도 다시 운송의뢰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운송업체들은 화물연대 파업이 계속될 경우 운송차질로 인한 손해액을 산정해 손배배상을 청구하는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는 22일 오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운송사들의 '선복귀 후협상' 및 화주사들의 고소.고발 방침천명 등 화물연대에 대한 압박은 용납할 수 없다'며 23일 오후 민주노총과의 지역별 연대집회 등을 통해 더욱 강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혀 사태악화를 예고했다.

황재성.박정출.유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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