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코리아!"
취재진의 접근조차 엄격하게 제한되는 '젊음의 자유공간' 대구유니버시아드 선수촌 숙소에서 가장 활기찬 젊음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22일 밤 선수촌 103동과 104동 사이에 마련된 'IT(정보기술) 체험관'은 몰려든 참가선수들의 열기로 지난 해 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 번 IT강국 코리아의 면모를 과시하는 경연장이 됐다.
VDSL과 무선인터넷 네스팟으로 꾸며진 IT체험관은 이미 인터넷에 익숙한 참가선수들이 부담없이 영화와 음악,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오락과 휴식의 공간으로 단숨에 변했다.
경기장에서의 긴장은 잠시 풀어두고, 인터넷에 열중하는 모습은 더이상 인터넷이 전세계 젊은이들에게 낯선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스페인 발렌시아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토니(25)는 "대구에서 보내고 있는 행복한 하루 일과를 여자 친구에게 알려주기 위해 e메일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에도 무선 인터넷을 사용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다.
"wireless(?) internet!〈무선(?) 인터넷!〉"
"지금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 컴퓨터는 인터넷 선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자, 놀란 표정으로 노트북 뒤쪽을 살펴본 뒤 "스페인에서도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wireless internet(무선인터넷)이란 말은 처음 들어본다"고 대답했다.
인터넷 검색대회에서 2등을 차지한 스페인의 한 여자육상선수는 "야외에서 이렇게 자유롭고 빠르게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것에 놀랐고 한국의 IT수준이 매우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처음 본, 그래서 아예 사용해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아프리카를 비롯한 후진국 참가선수들에게도 IT체험관은 '인기 짱'이다.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곧바로 컴퓨터를 이용해 편집한 뒤 즉석 사진을 선물로 주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IT체험관 주변은 경기장에서의 메달 경쟁 못지않은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인터넷 웹서핑 대회와 인터넷 게임대회가 잇따라 열린 탓이다.
퀴즈 하나를 맞힐 때마다 받아 챙기는 '드리미' 마스코트 수입도 짭짤하지만, 종합 1, 2, 3등 시상품으로 뒤쪽에 감추어진 '천하대장군 세트' 등 한국전통 민속품은 경쟁심에 불을 지폈다.
최만규 KT본사 홍보실 과장은 "지친 선수들이 하루를 즐겁게 마무리하면서 한국이 세계적 IT강국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IT체험관을 기획했는데 22일 현재 IT체험관 이용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고 24일 밝혔다.
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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