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제> 감비아 선수단의 '눈물의 여로'

24일 대구공항에 도착한 감비아 선수1명과 선수단장 1명 등 2명은 무려 8일이나 걸려 천신만고 끝에 대구까지 왔음이 알려져 지켜보던 사람들의 가슴을 저미게 했다.

대회 참가 최종국이 된 감비아의 선수단이 자국을 떠난 것은 지난 16일. 선수단이래야 단장인 깁바 무스가파씨, 남자 육상의 삼양 켑바 선수, 여자 높이뛰기 가싸 마마씨 선수 등이 전부. 이들은 세네갈, 프랑스(파리)를 거쳐 한국으로 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선수단은 세네갈에서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다음 경유지인 프랑스 정부가 환승 비자를 내주길 거부한 것. 반면 이들에게는 유럽 어느 나라 것이든 환승비자를 꼭 얻어야 했다. 한국에서 되돌아 갈 때는 여객기 시간상 하루를 묵어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때문. 게다가 마침 휴가 성수기라 대체 노선 좌석을 얻기도 어려웠다.

이들은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야 FIS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비자를 받아 23일 세네갈을 출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남자 육상 선수는 기어코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겨우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는 왔으나 말라리아에 걸린 것으로 밝혀져 혼자 남겨진 것.

단장 1명과 여자 선수 1명은 더 소형의 선수단으로 축소돼 브뤼셀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또다시 만 하룻동안 비행기를 타고서야 24일 대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대구 도착 최종 주자. 하지만 공항에는 어느 팀에나 있는 시민 서포터스조차 나와 있지 않았다. 이들의 일정이 너무도 불투명해져 서포터스조차 대처할 수 없었던 것.

이들의 도착 소식을 들은 이차수 간사는 "일정을 아무리 확인하려 해도 온다는 소식이 없어 참가를 포기한 줄 알았다"면서, "27일부터 시작되는 높이뛰기 경기 때 꼭 나가 응원하겠다"고 안타까와 했다.

대구와 이렇게 애절한 인연을 맺어버린 감비아는 그에 앞서서도 알렉스 헤일리 소설 '뿌리'의 현장으로 이미 가슴 아픈 역사를 세계에 알려 놓고 있다. 아프리카 서부에 길쭉한 고구마형으로 자리 잡은 이 나라는 그 모습조차 슬프다. 영토 길이는 475km나 되지만 너비는 강을 따라 24∼48km에 불과한 것. 게다가 나라 전체가 세네갈 속에 들어가 있는 고립형 '국가 속의 국가'로 존재한다. 또 세네갈은 프랑스 지배를 받았던 반면 감비아는 영국의 지배를 받다가 1965년에야 독립할 수 있었다. 영토가 이상하게 생긴 것도 서구 열강의 싸움 탓이었다.

유아 사망률이 서아프리카 국가들 중 가장 높다. 평균 수명은 불과 43세. 상당수 국민이 말라리아.이질.결핵 등을 앓고 있으나 의료진이 절대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작은 국가 △전체 인구는 141만명 △수도는 인구 5만명 정도의 반줄 △공용어는 영어 △인구의 90%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고 △1인당 국민 소득은 1천100달러선이다. 때문에 이번 대회 참가 때도 비행기 삯은 FISU에서, 숙박비는 대회조직위에서 대 주기로 돼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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