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Viva! 대구-리듬경기장 에어컨 딜레마

24일 U대회 리듬체조경기가 열린 경주체육관 관계자들은 하루 종일 '에어컨 딜레마'에 시달려야 했다.

선수들이 던지는 리본이 에어컨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실내 에어컨을 끌 수 밖에 없었으나 28℃에 달하는 찜통더위가 관중들을 괴롭혔기 때문.

23일부터 3일간 리듬체조경기가 열리는 경주체육관은 중앙집중식 에어컨과 U대회를 위해 설치한 스탠드형 에어컨 16대가 가동돼 실내 공기를 식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전날 리듬체조 심판단이 조직위에 "리본종목 선수들이 경기 도중 공중 7, 8m 높이로 던진 리본이 에어컨 바람에 날려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리본경기 때는 에어컨을 꺼달라"고 공식 요청을 했던 것.

이에 따라 체육관 중앙통제실은 리본경기때 마다 중앙집중식 에어컨을 끄는 한편 스탠드형 에어컨은 바람 방향을 천장으로 향하게 했다.

이렇게 되자 실내를 가득 메운 관중 3천여명의 체온과 천장에 설치된 대형 전구 130여개의 열기가 더해져 실내는 27.8℃까지 온도가 올라갔다.

관중들은 부채나 신문지를 흔들며 흘러 내리는 땀을 식혔고 일부 관중들은 비교적 시원한 경기장 밖 복도를 오가며 연신 찬 음료를 마셔댔다.

김모(42·경주시 황성동)씨는 "2시간을 더위에 시달리다 보니 녹초가 됐다"며 "하지만 정상적인 경기 진행을 위해 에어컨을 끈다는데 불평할 수도 없다"고 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에어컨을 끄고 켜는 상태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실내를 시원하게 만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경기 시작전 이같은 고충을 관중들에게 방송했지만 송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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