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기자들과의 충돌 때 부상한 사회단체 회원들은 경북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대부분 간단한 치료만 받은 후 돌아갔다.
그러나 노르베르트 폴러첸 박사는 24일 오후까지 응급실 내 'U대회 진료실'에서 진료 받다 서울로 옮겨졌다.
이날 오후 폴러첸씨 보호자로 병실을 지키고 있던 신동철(48·미국) 목사는 "다음 일정이 있어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서울로 가야 하나 폴러첸씨가 뇌진탕 증세를 보이며 계속 구토를 해 경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신 목사는 "폴러첸씨는 지난 22일 강원도 철원 인권집회 때 목·다리를 다쳐 목발을 짚은 상태였다가 이날 충돌 과정에서 상태가 악화됐다"며 "목·가슴·골반 등의 X레이 촬영을 통해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폴러첸씨 입원 병실은 매일신문 기자 취재 직후 완전히 폐쇄돼 외부인 접근이 금지됐으며, 본인이 불안감을 호소하다 이날 밤 10시쯤 스스로 병원을 나가 고속버스편으로 서울로 향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밤 늦은 통화에서 신 목사는 "시간이 지나면 구토증세가 조금 나아지겠지만 지금은 증세가 그다지 좋지 않다"며 "일단 서울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폴러첸 박사는 탈북자를 돕는 인권운동가로 2001년부터 한국·중국·미국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독일의 '긴급의사회(Komittee Cap Anamur)' 소속 의사로 북한에서 의료활동을 하다 2001년 12월30일 추방 당했다.
작년 월드컵 대회 기간에는 1천여명의 북한 주민을 중국에서 배에 태워 한국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혀 관심을 받았고, 작년 3월14일엔 탈북자 25명을 베이징 주재 스페인 대사관으로 진입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바 있다.
24일 폴러첸 박사의 병실을 지킨 신동철 목사도 오랫동안 활동해 온 탈북자 인권운동가. 미국 시민권자로 2001년부터 탈북자 난민촌 건설과 망명정부 수립 활동을 본격화했다.
1997년부터는 몽골에서 탈북자 정착에 힘쓰다 몽골 정부로부터 여러차례 연금·추방 당했다.
두 사람은 한국 방문 때 늘 동행하며 신 목사는 통역도 맡아주고 있다.
이들은 북핵저지 시민연대 초청으로 24일 대구 UMC 앞 기자회견에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 목사는 그러나 기자회견을 주도한 단체들의 의견에 모두 공감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북한 인권 문제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알릴 기회를 갖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24일자 기자회견을 주도한 북핵저지 시민연대 박찬성 대표와 독립신문 신혜식 대표 등은 모두 서울에서 활동하는 인사들로, 사건 직후 곧바로 서울로 돌아갔다.
24일 오후 전화 통화에서 박 대표는 "대구에 머물며 경기장을 찾아 북한 응원단 반대 활동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문제가 확대될 것 같아 모두 철수했다"고 말했다.
또 "애초 인공기 화형식도 고려했다가 너무 위화감을 준다는 의견과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내부 목소리가 많아 않기로 했었다"면서 "평화적으로 기자회견을 마치려 하던 중 이같은 불상사가 생겼다"고 했다.
독립신문 신 대표는 "주권찾기 시민모임 장형렬(34) 회원 등 여러 명이 부상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 상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서울에 도착하는 대로 피해 상황과 입장을 정리해 25일 오후 2시쯤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폭력사태와 관련된 북한 기자의 구속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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