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장에서-다시 찾을 대구로 만들자

3천여명의 세계 각국 미디어진들과 흰색의 멋진 펜싱복을 입은 이색적인 분위기의 선수들로 가득찬 펜싱경기장이 들어선EXCO(대구 전시컨벤션 센터)는 그야말로 국제대회 분위기를 한 몸에 느낄 수 있는 현장이다.

AP, 로이터, NHK, 신화사, CCTV 등 세계 굴지의 언론사 기자들이 국제적인 전시컨벤션 시설인 EXCO를 비롯해 EXCO 주변의 식당 호텔 등지에서 대구와 U대회의 이야기를 세계로 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구에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왔음을 느낀다.

98년 IMF로 U대회 유치작업이 무산된 경험을 갖고 있고 한창 U대회를 준비해야 할 시점에 대구지하철 사고를 경험했을뿐 아니라 북한의 참가번복 등 그간의 우여곡절을 생각하면 U대회는 우리에게 더 크고 값진 의미로 다가선다.

그만큼 우리 대구에 소중한 대회이기에 이번 대회를 계기로 대구의 이미지와 대구시민의 마음이 세계를 향해 활짝 열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동안 대구는 많이 변했다.

어떤 외국인은 잘 정비된 도로와 가로수를 보면서 싱가포르와 같다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출향인사는 담장이 사라진 관청과 분수가 솟구치는 신천을 보면서 과거의 대구가 아니라고 한다.

차를 타고 대구시내를 달리다보면 맑고 푸른 (CLEAN & GREEN) 대구라는 말을 실감할 때가 많다.

대구가 이처럼 변화한 만큼 대구시민들도 외국인이 접근하기에 편한 시민이라는 이미지로 바뀌었으면 한다.

뉴욕, 파리, 도쿄 같은 대도시보다 여러모로 불편하고 도시인프라가 부족한 중남미나 중동, 아시아의 다른 도시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것은 바로 이곳의 도시민들이 외국인들이 접근하기에 편한 때문이다.

남미 사람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외국인이 길을 물어오면 동행해서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일이 다반사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서서 난처한 문제가 완전히 풀릴 때까지 수고와 정성을 아끼지 않는다.

남은 U대회 기간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자연스러운 미소나 눈웃음을 지어보자. 부족하더라도 성의를 다해서 그들의 불편을 덜어줘보자.

170여개국 7천여명의 외국인들이 우리곁에 와 있는 이때 대구가 '가보고 싶은 도시, 다시오고싶은 도시'로 세계인들의 뇌리에 각인되게끔 우리 마음을 열고 보다 친절한 시민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U대회의 파급효과는 경제적 가치로는 환산할 수 없는 크기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외국인들이 접근하기에 편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마음의 인프라'는 도시가 갖춰야 할 물질적인 인프라보다 중요하다.

미래의 주역이 될 세계 대학생들에게 개방되고 친절한 이미지의 대구시민으로 각인되는 것은 수천억원을 들여 공항이나 호텔을 짓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미래에 대한 투자다.

백창곤(EXCO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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