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3루는 강한 타구가 많이 날아와 일명 '핫 코너'로 불린다.
오른쪽 타자가 당겨치는 타구는 빠르고 강해 뜨거운 불이 날아오는 듯 해 3루수는 자연히 다른 야수들보다 더 긴장하게 마련이다.
대구유니버시아드 미디어센터 5층 기자회견장도 야구장의 3루처럼 뜨거운 뉴스가 많아 내외신 기자들이 3루수처럼 긴장하는'핫 코너'라 할 만하다.
통상 국제종합스포츠대회 미디어센터의 기자회견장은 대회 기간 내내 많은 기자회견이 이뤄지지만 의례적인 내용이 많아 기자들이 주의를 크게 기울이지 않는 편. 하지만 대구유니버시아드 미디어센터의 기자회견장은 24일부터 27일까지 북한 선수·응원단 전극만 총단장의 성명 발표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24일 오후 전극만 총단장의 기자회견이 있을 것이라는 안내방송이 나가자 8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은 중대발표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긴장한 채 기자회견장으로 모여들었다.
20여분을 기다린 끝에 나타난 전 총단장이 굳은 표정으로 '대회 참가 재고'를 발표하고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서둘러 나가자 취재기자와 사진기자들은 그를 둘러싸고 치열한 취재 경쟁을 벌였다.
26일 오후 두번째 또 갑작스럽게 전 총단장의 기자회견이 통고되자 기자들은 다시 긴장한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으로 와 '응원단의 응원 중단' 발언문을 들었다.
기자들은 30분 이상 긴장하며 기다리다 2~3분여의 일방적인 성명 발표만 듣고 자리를 떠나는 전 총단장을 다시 쫓으며 몸싸움까지 벌였다.
기자들은 "언제 북측의 성명 발표가 있을 지 몰라 자리를 비우기 힘들다.
기자회견이 있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27일 오후 세번째 전 총단장의 기자회견은 기자들도 다소 면역이 된 듯한 모습이었다.
이날 기자들은 30여분간 기다리면서 다른 때와 달리 미리 배포된 '응원단 응원 재개' 내용을 담은 발표문을 읽으며 여유있게 그를 기다렸다.
한 구석에서 기자들끼리 "오늘은 질문을 받을지도 몰라"라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전 총단장이 예의 무표정한 얼굴로 1분여만에 발언문을 읽고 다시 자리를 뜨려 하자 기자들은 그의 기계처럼 변함없는 행동에 이번에는 일제히 폭소를 터뜨렸다.
자리를 떠나는 그를 쫓아나가는 기자들도 이번에는 많지 않았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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