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U경기장 인근 '날마다 동네잔치'

U대회 경기장들이 인근 동네 사람들의 새로운 휴식처로 떠올랐다.

먼 도시 근교까지 나가 여가를 보내는 대신 가족·친구 등과 어울려 동네에 있는 경기장을 찾고 있는 것.

대구 두류공원 테니스장·수영장은 연일 달서구·남구·서구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아이의 손을 잡고 표를 사려 줄을 서거나 동네 나들이 나오 듯 간편한 차림을 한 이들도 적잖다.

김현제(33·성당2동)씨는 "회사에 월차 휴가를 내고 집에서 가까운 이 경기장으로 가족들과 나왔다"며 "경기가 끝난 후에는 가족이 함께 주변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모처럼 여유를 즐긴다"고 했다.

성당시장에서 채소가게를 한다는 이숙명(51·여·두류2동)씨는 "집 가까운 곳에서 경기가 열려 천만다행"이라며 "경기도 보고 바람도 쐬고 이만한 피서가 없다"고 했다.

테니스장 입장 안내센터 자원봉사자 강은빈(19)양은 "관람객 중 과반수가 단체객이지만 어린이를 데리고 온 어른이나 또래 끼리 모여 오는 중년 부인들도 적잖다"고 전했다.

태권도 경기장인 경북고 체육관은 수성구 주민들에게 좋은 여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태권도는 우리나라 팀 금메달 밭이라 표가 매진될 정도. 서진경(39·여·두산동)씨는 "방학 중인 아이가 집에 있기 무료해 하는 것 같아 피서도 할 겸 찾았다"며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고나니 정말 잘 왔다 싶다"고 했다.

매표소 자원봉사자 박수연(20·여)씨는 "이틀 전에는 인근 노인정에서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여러명 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대구시민운동장 인근 북구 주민들도 좋아했다.

이곳에선 북한 여자축구팀 경기가 자주 벌어져 그쪽 응원단도 구경하고 응원 열기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 이종경(54·고성동)씨는 북한 여자축구팀 경기만 있으면 이 경기장을 빠짐없이 찾는다고 했다.

가까운 곳에서 수퍼마켓을 한다는 이씨는 "멀리 산다면 생각이나 할 수 있는 일이겠느냐"며 "요 며칠 사이엔 모처럼 사는 게 즐겁게 느껴질 정도"라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