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논술.면접 따라잡기-이혼율 증가

〈예상문제〉

1. 2002년의 통계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42%로 OECD국가 중 3위인 것으로 드러나, 가정 해체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혼율이 높아지는 원인을 말하고 그 대책에는 무엇이 있는지 말해 보시오.

2. 한국 사회는 이혼 당사자, 특히 이혼한 여성에 대해 관용적이지 않고, 이혼을 하지 않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진다.

이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어떠한지 말해 보시오.

〈모범답안 가이드〉

최근 이혼율이 급증하면서 가족 해체 현상이 우리 사회의 커다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 조사에 따르면, 결혼한 10쌍 가운데 4쌍이 이혼을 한다

이혼율 급증은 출산율 감소,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우리 사회가 풀어 나가야 할 중요한 가정 문제 중 하나이다.

이 문제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이혼 증가 현상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수험생의 생각을 묻고 있다.

이혼율이 점점 증가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두 배에 가깝게 증가한 원인이 무엇인지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이혼율의 급증과 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 사이의 괴리에 대한 수험생의 생각도 묻고 있다.

이혼을 금기시하는 문화에는 그 사회의 사회 관습적 특징이 있을 것이다.

한국 사회의 어떤 가치가 이혼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의 주변을 둘러보자. 이혼을 비롯한 가정 문제는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흔한 주제 중 하나일 것이다.

친구들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들, 간혹 집안에서 갈등을 빚는 부모님과의 관계, 또는 조부모님들과의 대화에서 느껴지는 전통적 가치관 등을 되새겨 보자.

첫째 질문에서는 이혼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이유를 묻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급격한 사회 변화일 것이다.

급격한 사회 변화는 한 사회의 질서를 잡는 구실을 하는 가치관의 변화를 요구한다.

따라서, 관습에 따라 일상을 영위하는 개인이나 사회 공동체는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다.

이혼 급증의 문제도 이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바라 볼 수 있다.

◇이혼율이 급증하는 원인

▲가부장적 문화의 붕괴

현재 이혼율이 갑자기 증가하고 있는 현상의 이면에는 여성들의 자의식 성장이라는 새로운 흐름이 있다.

그 동안 가부장적 문화에 억눌려 왔던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이혼을 요구하는 사례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긴밀한 관련을 맺는다.

후기 산업 사회로 접어들면서 육체적 힘을 요구하는 일이 줄어들고 여성 노동자가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직종이 증가하게 되었다.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가 활성화되면서 그들의 사회적 지위도 향상되었다.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면서 전통적인 성 역할이 조정되거나 뒤바뀌는 경우도 생겨났다.

내외의 엄격한 분리에 근거한 성 역할은 붕괴했지만 사회적 의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부부 사이의 갈등은 쉽게 위기로 치닫는 경우가 많아진다.

특히 우리 사회는 남성 중심의 전통적 가치관이나 질서를 바탕으로 법, 제도, 관습이 만들어졌다.

그 영향을 받은 남성들은 변화하는 시대에 조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생활 태도와 방식을 고수하고, 이로 인해 남성과 여성 간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증폭되는 것이다.

▲불안한 자아

우리 사회의 급격한 물질적 성장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초래했다.

그 중에서도 현대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소외'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사회는 100년 남짓한 기간동안 서구 사회가 400여 년에 걸쳐 이룩한 근대화를 달성했다.

근대 산업 사회를 움직이는 힘은 도시 노동자들의 노동력에서 비롯된다.

이를 위해서 대가족제에 바탕한 전통적인 농촌 사회는 해체의 대상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인간에게 세계에 대한 근원적인 신뢰감을 심어 주는 마을 공동체의 다양한 유산도 파괴되었다.

도시에서 가정은 부부와 자식의 단출한 형식을 취한다.

하지만 과거의 유산에서 단절되고, 소외된 노동을 하면서 살아가는 개인은 가정을 경영하는 일을 힘들어한다.

사소한 부부 사이의 갈등 관계가 이혼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불안하고 미성숙한 자아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급증하는 이혼율 증가의 대책

▲가치관의 전환

이혼과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회가 변화하면 가치관도 바뀌게 마련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고, 개인의 자아 실현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면서 전통적인 결혼관, 가정관, 여성관은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인류의 오래된 관습인 일부 일처제에 바탕한 결혼이나 가정을 꾸리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시대의 상황에 맞는 유연한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거를 예로 들어보자. 외국에서는 동거가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경솔한 판단에 따른 부적절한 관계 맺기로 인식된다.

서양의 동거는 사실 결혼을 하기 위한 일종의 예비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동거가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성에 대한 이중적 관념 때문이다.

성 산업은 급속히 확산되고 성 담론도 개방되고 있지만, 실제 성 인식은 전통 사회의 관습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혼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갈등 관계를 끈기 있게 풀어 가는 인간적 성숙함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교육의 목적이 개체의 인격적 성숙을 도모하는 것에 맞춰져야 하며, 성숙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의 조성도 중요하다.

▲가정에 대한 제도적 지원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육아에 대한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국가의 대책은 미약하다.

육아로 인한 가사 부담은 사회적 활동을 지향하는 여성에게 큰 부담이 되며, 부부 관계를 불행하게 하는 갈등의 씨앗이 된다.

실제로 이혼 사유에서 육아가 차지하는 비율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러므로 국가에서는 양육의 부담을 느끼는 부모들에게 공적인 지원을 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적 뒷받침은 출산율 저하 시대를 맞이하는 정부의 가장 효율적인 대처 방안이 되기도 한다.

둘째 질문은 금기로 여기는 이혼에 대해 수험생의 솔직한 생각을 묻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여성관과 가정관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만약 가정의 수호를 위해 당사자, 특히 여성의 희생을 강요한다면 이러한 가치 체계는 옳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우리의 전통 사회는 이혼에 관용적이지 않다.

전통적 가치관에서 이혼은 불경스럽고 부끄러운 것이며 이혼율의 급속한 증가는 현대인들의 인내심 부족 때문이다.

하지만 가부장 문화에서 살아온 여성에게 가정은 불평등한 공간일 뿐이었다.

칠십 평생을 희생하며 살다가 일명 '황혼 이혼'을 요구한 할머니에게 '인내심 부족'이라는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

오히려 한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자기 존재의 소중함에 눈뜨기 시작한 중한 사례로 보아야 한다.

여성들의 희생[삼종지도(三從之道)와 칠거지악(七去之惡)이 대표적이다]에 바탕한 한국의 전통적 가족관은 이혼을 금기시한다.

하지만 이는 가정을 지키기 위한 의도라기보다 남성의 지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현재 이혼율 증가의 원인을 전통적 가족관의 붕괴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남성들의 이데올로기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 변화는 도덕적인 잣대로 판단하기 힘들다.

우선 변화에 맞는 새로운 가치관의 창출이 필요하다.

이혼율 증가를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변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우선 다양한 형태의 가족제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유연한 자세만이 이혼율 증가를 막고 건강한 가정을 지키는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일신학원 논술.면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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