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비까지 내려 관중이 적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U대회 폐회식장은 6만여명의 시민들로 만원이었다.
거기에는 드디어 대구가 다시한번 도약할 힘을 얻었다는 확신이 충만했고 그렇게 되길 바라는 기원이 가득했다.
3남매가 함께 찾았다는 김채영(42.여.대구 대명4동)씨는 "지역민들이 하나로 뭉쳐 이런 큰 대회를 잘 치렀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했고, 대전에서 온 그의 남동생 김송곤(32)씨는 "이런 대회를 멋지게 치르낸 고향 대구가 너무 사랑스럽다"고 했다.
가족.이웃 등 8명이 함께 왔다는 안현희(45.대구 수성4가)씨는 "개회식 때의 감동을 못잊어 다시 왔다"고 했으며, 두 가족이 함께 참석했다는 김경업(38.대구 시지동) 김승은(34.여)씨 부부는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이 됐고 어른들에게는 대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심어줬다"고 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도 버스, 지하철, 버스를 갈아타 가며 자리를 함께 했고, 대구지하철 참사 유족들도 폐막식장을 지켰다.
최동규(81.대구 관음동) 할아버지는 "내 평생 다시 이런 광경을 보기 어려울 것 같아 손녀딸 손을 붙잡고 왔다"며, "폐회식을 보고 나니 내가 대구에 산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고 했다.
지하철 참사로 어머니를 잃었던 강달원(43)씨는 "지역민이 하나 돼 성공리에 대회를 끝마치는 자리에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족과 함께 찾았다"며 "비온 뒤 땅이 더 굳어지는 것 같이 대구가 다시 일어서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단.응원단도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으며, 외국인 선수.임원들 역시 화려한 행사와 관중들의 질서정연한 모습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러시아 육상 드모르빈(22) 선수는 "도시 전체가 하나가 돼 성원을 보내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며 "외신에서 봤던 지하철 참사의 도시라는 기억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대구를 꼭 한번 더 찾고 싶다"고 했다.
행사장의 이동파출소 여상윤 소장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시민들의 질서의식이 또 한단계 높아진 것도 큰 성과"라고 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사진설명)하계U대회 폐회식이 31일 오후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화려하게 열리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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