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의 실업률이 역대 최고라고 한다.
수십년 동안 공부한 젊은이들이 '졸업이 곧 실업'인 우울한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 중에서도 여대생의 취업환경은 더 열악하다.
면접을 위해 성형외과와 취업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하니, 여대생의 취업은 바늘구멍으로 낙타가 들어가는 것만큼 어려워 보인다.
문제는 어렵게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여성은 출산과 육아의 부담 때문에 이중삼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 1인당 출산율은 1.17명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노동생산인구가 현저히 줄어들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아래 '베이비 붐'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던 정부의 지난 정책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출산율은 격감하는데 매년 해외입양은 세계 1위를 기록하는 이 기막힌 아이러니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 문제의 뿌리에는 출산자체가 여성의 삶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게 만드는 사회적 시스템이 있다.
여성인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출산과 육아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또한 수입의 30%~50%를 자녀 교육비로 써야 하는 마당에 누가 겁 없이 아이를 많이 낳으려고 하겠는가. 아이를 낳는 것이 두려워지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여성의 경우 사회에서 전문성이 빛을 발할 때쯤 출산이나 육아 문제로 경제활동현장을 떠나야 한다면 그것은 국가전체의 손실이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남성주의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능력을 노동생산성 향상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장벽이다.
정부가 여성부를 만들고 여성정책기본계획을 추진하는 등 제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문제는 입법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육아휴직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만 실제로 그것을 이용하는 여성노동자는 10 명 중 1 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여성관련 법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공적 보육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서 자녀를 걱정없이 기르면서 여성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고,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진입 여부도 생산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경제성장과 조화를 이루며 발전시켜야 하는 아름다운 육아와 출산문화, 그것은 우리사회의 안전망을 확보해 가는 첩경이기도 하다.
박순화 〈주〉신일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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