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미녀응원단이 열하룻동안 머물렀던 팔공산 대구은행 연수원 숙소.
북측응원단은 1일 낮 12시 환송식에 참석한후 오후 1시쯤 버스에 나눠타고 한반도기를 흔들면서 김해공항으로 떠났다.
그들이 머물렀던 연수원엔 적막감만 감돌았다.
그녀들이 떠난 후 안전요원들이 숙소를 점검하기 위새 곧바로 침실인 5, 6층으로 올라갔다.
응원단원들이 사용했던 방들은 이불과 실내화가 가지런히 정돈돼 있었으며 연수원측에서 준비한 화장품 등 각종 생활용품은 대부분 사용한 흔적도 없이 모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스타킹 마저 포장지조차 뜯기지 않은 채였다.
▨연수원 생활=지난 8월20일 밤 8시50분쯤 연수원에 여장을 푼 응원단원들은 모두 302명. 이들은 대학생 응원단 150명, 취주악단 117명, 보장성원(안전요원)35명으로 구성됐다.
U대회 기간동안 이들의 일정은 새벽6시 기상, 리듬체조, 10~20분간 사상토의(20명씩 원형으로 모여서 하는 분임토의 형식으로 이때 각종 교양 및 지시사항을 전달받음), 6시30분 세면, 7시 아침식사, 9시 오전경기 응원출발, 오후 1시 연수원 귀원, 점심식사, 오후 3시 오후경기 응원출발, 밤10시 연수원 귀원, 늦은 저녁식사, 밤11시 세면 등 개인위생정리, 잠자리 들기전 30분간 사상토의, 자정쯤 취침.
이들의 연수원 생활은 빡빡한 스케줄에 개인행동은 일체 허용되지 않았다.
식사시간 이외에는 침실이 있는 5, 6층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으며 응원이 없는 날엔 3층 대강당에서 응원연습을 했다.
식당으로 이동할때도 4~8명이 함께 단체로 행동하면서 대부분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엘리베이터 이용법이 서툴러 1층에서 침실이 있는 6층까지 곧바로 올라가지 않고 모든 층을 눌러 층마다 엘리베이터가 정지하자 2, 3층에 내려 침실까지 계단으로 걸어서 올라가는 등 해프닝이 연출됐다는 것.
평균 18세인 응원단원들은 5, 6층 휴게실에 마련된 컵라면과 스낵종류의 과자를 즐겨 먹었으며 음료수는 콜라가 인기품목이었다.
▨침실흔적=보장성요원들이 주로 사용했던 5층과 응원단원과 취주악단이 사용한 6층의 침실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보장성 요원들의 방은 언론 보도내용이 궁금했던지 각종 신문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으며 술병과 각종 안주류, 황남빵과 과자류 등 간식, 담배를 핀 흔적이 남아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술은 안동소주를 즐겨 마신 듯 빈병이 더러 남아있었다.
2인용 침실 등 간부 요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는 방에서는 발렌타인 21년산 양주와 문배주, 소주 등이 남아 있었다.
응원단원들이 사용한 5층 일부와 6층 침실의 침대위엔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정도로 이불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었으며 화장품, 빗, 종합 손톱깎이용품, 선크림 등 생활용품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세면장에는 휴지통조차 말끔히 비워져 있었으며 옷장 등 부대시설도 전혀 사용한 흔적이 없었다.
침실옆에 마련된 세탁실에는 세제를 모두 사용해 세탁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측됐다.
연수원측에서는 세탁기옆에 사용법을 상세하게 적어두었다.
▨북측 응원단이 남긴 글들=연수원측에서 응원단원들이 남측에 남기고 싶은 말들을 기록할 수 있도록 침실층과 1층에 글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보장성요원들의 숙소가 있는 5층엔 전혀 글을 남기지 않아 연수원측에서 부랴부랴 글판을 6층으로 이전했다.
22일과 23일 집중적으로 쓴 글판에는 대부분 '통일'과 관련된 문구들로 가득 찼다.
'조선민족의 주체는 통일의 생명입니다.
우리민족끼리 조국통일' -리경아, '백두와 한라는 내조국 입니다'-리은혜, '둘 합치면 더 큰 하나'-평양연극영화대학 배우4년 유금주, '통일의 그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우리 민족끼리 끝까지 통일을 위하여 힘차게 싸웁시다'-김일성 종합대학 조향순, '통일은 우리 청춘들의 것'-평양 음악무용대학 최은하, '통일된 조국의 주인이 되자'-금성학원 기악학과 김향미 등 대부분 갈겨 쓴 글씨들로 빽빽이 채워져 있었으며 내용은 한결같이 자주통일을 강조했다.
한편 응원단원들은 환송식전 로비에 내려와 대구은행 연수원측이 마련한 메모판에 "대구은행의 직원, 오빠, 언니들 그동안 정말 고마왔습니다 잊지 않겠어요. 통일광장에서 다시 만나요"라는 내용 등 고맙다는 인사말로 채워져 있었다.
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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