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료 공급 축소로 구미 화섬업계 가동 중단 위기

구미공단 화섬업계에 폴리에스테르 원사의 원료인 텔레프탈산(TPA)을 공급하고 있는 삼성석유화학이 가격인상과 결제개선 등을 요구하며 내수물량을 대거 수출로 전환하는 바람에 화섬사들이 공장 가동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새한.도레이새한.한국합섬.동국무역.금강화섬.효성 등 구미공단 화섬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석유화학이 △TPA가격 t당 30달러 인상 △물량 일부 축소공급 △선가격결정 후납품으로의 결제변경 등을 요구해 왔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내수공급에 주력해온 삼성석유화학이 최근 중국 수출가격이 급등하자 중국으로의 수출물량을 대폭 늘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삼성석유화학이 PTA 공급을 업체별로 20~30% 정도 줄이고 가격도 올리는 바람에 구미공단내 화섬업계들이 원료난에 따른 감산체제→매출액 감소→영업손실→화섬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사태가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코오롱의 경우 지난해 말 TPA 가격이 t당 530달러이던 것이 올해 1월에는 560달러로 올랐고, 다시 8월에는 590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2·4분기 영업이익이 1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4% 감소했다는 것.

코오롱 측은 "폴리에스테르 원료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비해 원사 업체간 출혈경쟁이 격화되면서 원사가격이 폭락한 것이 수익성 악화의 주 원인"이라며 "한 업체에 독점화된 원료공급 방식을 바꿔 공급회사의 다양화를 고려중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오롱은 기존 월 8천t에서 5천500t으로 원료 공급이 급격히 줄자 회사측이 지난 5일 노조에 감산을 공식 통보해 노조측으로부터 '구조조정의 시작'이라는 심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효성도 지난 2·4분기 영업이익이 7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9% 감소했고, 새한도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 감소해 화섬업계의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공단 화섬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재고가 많이 쌓인 품목 위주로 10% 내외의 감산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생산능력에 비해 생산량을 줄이면 고정비가 증가해 영업환경은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석유화학을 제외한 삼남석유화학과 KP케미칼 등 다른 공급업체들은 TPA를 생산하지만 지금까지 수출에만 주력해와 내수공급을 크게 늘릴 여력이 거의 없어 화섬업계의 원료파동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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