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기폭발 온라인 만화

소설에 '옥탑방 고양이'가 있다면 만화엔 '똥 시리즈'가 있다.

인터넷 소설이 유명세를 업고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지듯 만화도 인터넷을 통해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만화의 특징은 대다수가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이란 점. 소설 분야에서 일고 있는 '귀여니 열풍' 못지 않게 이들의 작품은 만화 전성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똥 시리즈'와 '폐인가족'. 이름부터 엽기적인(?)인 이들 작품들은 일간지나 시사잡지의 4컷 만화가 그릴 수 없는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만화 마니아 층을 확산시키고 있다.

'똥 시리즈'의 주인공은 강도영(29)씨. 현재 강풀(kangfull.com)이란 사이트를 운영중인 강씨는 하루 1만~2만명이 고정적으로 사이트를 찾을 정도로 인기 작가 반열에 올라 있다.

지난해 '미선이와 효순이'의 일생을 만화로 다루면서 유명세를 더한 강씨는 만화가가 되고자 했으나 줄줄이 물을 먹은 경력을 갖고 있는 순수 재야 출신. 대학(상지대)에 다니며 대자보 등에 만화를 그려온 강씨는 등단을 위해 무려 400여장의 이력서를 써냈다고 한다.

결국 지난해 6월 '돈 안들고 내 맘대로' 작품을 그릴 수 있는 인터넷에 만화사이트를 만든 강씨는 "내 자신도 놀랐다"고 말할 정도로 대박을 터뜨렸다.

강씨가 처음 올린 작품이 바로 '똥'으로 인해 겪는 일상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모은 '똥 시리즈'. 강씨는 "똥이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어서 소재로 삼았을 뿐"이라며 "독자들이 좋아하는 이유도 사람 사는 것이 다 비슷한 것 때문 아니겠냐"고 했다.

강씨의 만화가 가지는 최고의 경쟁력은 독자들과 작품을 공유한다는 것. 사이트에 만화가 올려지면 수많은 독자들이 리풀을 달며 자신의 경험담을 제공한다.

최근 강씨는 아예 '만화를 그려줘' 코너를 만들어 독자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 있다.

'폐인 가족'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정환(25.필명 김풍)씨는 지난해 7월 모 인터넷 사이트에 습작 '폐인의 세계'를 올린 뒤 졸지에 인기 작가가 된 경우. 그의 작품을 본 독자들의 열렬한 응원에 힘입어 8월에 김풍쩜넷(kimpoong.net)이란 사이트를 정식으로 열었다.

김씨 사이트에 이름을 올린 회원수는 1만3천여명. '폐인 가족'은 재수생 아들과 게이머를 꿈꾸는 아버지, 홈쇼핑 중독자인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이들의 황당한(?) 일상을 그리고 있다.

김씨는 "온라인 만화의 장점은 독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이라며 "끊임없이 독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공유하는 생각들을 만화로 그려내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좀더 "만화적인 요소를 갖춘 작품을 그릴 계획"이라는 김씨의 작품은 곧 책으로도 출판될 예정.

또 주방장 출신인 고필헌(29)씨가 운영하는 알타리넷(altari.net)과 김태권(29.필명 김태)씨의 사이트(kimtae.com) 등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만화 부흥'의 주역이 되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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