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金 행자 해임안, '퇴로없는 전쟁'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의 국회 표결을 앞둔 3일 오전 여의도 정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나라당은 해임건의안 처리를 반드시 관철하겠다며 마지막 전의를 다졌고 민주당은 해임건의안 처리가 몰고올 후폭풍에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0...한나라당은 3일 오전 주요당직자 회의와 총무단 회의에 이어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민주당의 참석 여부에 상관없이 국회 본회의를 열어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홍사덕 총무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단 한번의 표결에 이처럼 중대한 의미가 담긴 경우는 일찌기 없었다"서 한미안보 공조 복원과 내년 총선이 불법.무법.홍위병 선거로 가느냐 여부가 이번 표결에 달려있다"고 표결의 의미를 강조한뒤 통과를 자신했다.

한나라당은 또 본회의 사회를 볼 박관용 국회의장의 '안전한' 출근을 위해 편성한 '사수조'를 3일 오전 국회의장 공관으로 급파, 박의장 모시기에 들어갔다. 또 의원 10명으로 구성된 사수조는 보좌관들과 함께 11시까지 공관에 집결, 박의장을 '강제 구인'해 오후 1시까지 국회에 입장한다는 계획도 세우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에 앞서 최병렬 대표는 2일 "지금 우린 행자장관 해임건의안이라는 퇴로없는 전쟁에 나섰다"며 "이것을 하면서 당이 새롭게 단합하고 야당다운 모습으로 태어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처리 강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해임안의 정당성에 대한 당안팎의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방어에 나섰다. 박주천 사무총장은 "현 정부의 부패와 사회 불안에 대해 대통령 해임건의안을 내고 싶은 심정으로 행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0... 민주당은 3일 오전 의원총회를 갖고 김두관 장관 해임건의안의 표결이 이뤄질 오후 본회의를 보이콧하느냐 참석해 실력저지하느냐를 두고 대책을 논의했다. 신주류 일부 의원들은 실력저지를 강하게 주문했다.

신주류인 이호웅 의원은 "한나라당이 명분도 없으면서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국민 여론도 해임건의안에 반대하는 만큼 실력저지에 나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주류인 정균환 총무도 "정권이 출범한지 6개월도 되지 않았는데 중간 평가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한나라당의 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강행은 억지"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총무는 그러나 의총 직전 "실력저지 여부는 의총에서 결정하겠다"며 전날 실력저지 불사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실력 저지에 나섰다가 한나라당이 표결을 강행하면 집단 퇴장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그러나 아예 본회의 불참을 주장하는 의원(이재정)도 있었다.

하지만 극소수 구주류 의원들은 해임건의안 논란에 대해 무반응 또는 비교적 느긋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해임건의안이 채택되고 노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 결국 정권의 부담이란 계산인 것이다. 정경훈.최재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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