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율(43) 중앙이비인후과 원장은 '손재주가 뛰어난 의사'란 평을 듣고 있다.
그가 집도하는 만성 중이염 수술은 연간 500례. 의사 한 사람에 의한 수술 건수로는 국내 최다 수준. 절개를 최소화하고 수술 시간이 짧은 미세수술을 통해 95% 이상되는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그는 "만성 중이염에 걸려 고막이 뚫어지고 진물이 나며 난청이 있어도 가능한 빨리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며 "시기를 놓쳐 신경이 손상된 뒤에 수술을 하면 난청을 완전 회복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1995년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대학의 바우만 그레이 침례병원에서 연수 중에 이 수술법을 개발했다.
미국 의사들이 외임파누공이란 질환에 사용하는 수술을 관찰하면서 이를 만성중이염에 응용한 것.
이 수술법은 전신마취 대신 국소마취로 귀 뒤를 절개하지 않고 귀 안에서 수술을 끝내는 방법. 머리카락을 깎을 필요가 없으며 통증이나 출혈이 없다.
수술 시간이 30분 밖에 걸리지 않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고 한다.
전신마취가 필요한 진주종의 경우에도 2시간 내에 수술을 끝낸다.
일반적인 진주종 수술시간이 4~6시간인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수술받은 환자들은 박 원장의 '팬'이 된다.
이들의 입소문으로 대구보다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다른 지역 환자들이 더 많아졌다.
그는 매일 오전 7시부터 3시간 동안 수술을 하고 다시 외래진료를 한다.
"수술은 정신이 맑고 집중력이 좋은 아침에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84년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박 원장은 99년부터 10년 동안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교수로 재직한 뒤 2001년 3월 개원했다.
개원 초기 그는 값진 대가를 치렀다.
건강에 자신만만했던 그가 중이염, 축농증, 편도주위농양 등 대표적인 이비인후과 질환에 잇따라 걸려든 것이다.
박 원장은 "의사가 병에 걸렸다는 게 부끄럽지만 환자의 증세와 고통의 정도를 직접 체험하므로써 환자를 치료하고 상담하는데는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귀 질환 예방법을 묻자, 그는 "귀를 자주 만지지 말고 귀지를 파내선 안된다"며 "귀지는 염증을 예방해 주는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
조만간 만성중이염 미세수술의 사례를 모아 학회에 발표할 예정이라는 그는 "미국의 '하우스 클리닉'과 같은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을 설립할 계획"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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