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국경없는 의사회

얼마전 탈북자가 라오스와 태국 국경을 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엄마와 아이 둘이었다.

높은 위치에서 촬영된 장면은 아마추어 솜씨였지만 충분히 현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촬영되었다.

비디오에서는 라오스를 출발한 배가 태국 국경으로 향하고 있는데 라오스의 경비정이 그 배에 접근하고 있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나는 가슴을 졸이며 그 장면을 보았는데 경비정은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이 그 배를 지나쳤다.

이윽고 강가에 도착한 이들을 '국경없는 의사회' 멤버들이 성공을 축하하며 기쁘게 맞이했다.

'국경없는 의사회' 사람들은 이들을 즉시 한국 대사관에 넘겨 하루 속히 한국으로 가도록 조치를 했다고 한다.

노벨 평화상과 서울평화상을 수상한 '국경없는 의사회'는 전 세계의 빈곤한 곳을 찾아가 빈민들에게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단체다.

이들은 어떠한 고통도 감수하고 힘없고 나약한 자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봉사단원들이다.

사진가 석재현이 중국 당국에 탈북자를 도운 혐의로 투옥이 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폴로첸과 '국경 없는 의사회'를 옆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에는 많은 봉사 단체들이 탈북자를 돕고 있다.

한번 탈북자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가슴을 눌러 내리는 충격 속에 휩싸이게 된다.

"세상에 이런 일이…. 탈북한 아이들은 밥을 주면 앉은 자리에서 일곱 그릇을 먹어치운다.

얼마나 배가 고팠길래…. 그런데 중국 당국은 이들을 체포하여 북한으로 둘려 보내는 100일 작전에 돌입했었다.

신고한 자에게는 보상금을, 그리고 보호한 자에게는 엄한 벌을 내리는 강력한 조치였다.

그래서 수천명의 탈북자들이 지난 겨울에 다시 북한으로 끌려갔고 다행히 체포되지 않은 탈북자들은 광활한 중국 대륙 속으로 죽음을 무릅 쓴 도주를 했다.

또한 일부는 몽골, 라오스, 태국 그리고 중국의 내륙 등지로 줄행랑 쳤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이러한 탈북자들을 도와주는 단체 중의 하나다.

한 인터넷 신문에서는 독일 구호단체의 일원으로서 북한에서 자신의 피부를 떼 내어 피부를 이식했던 의사 폴로첸을 극우주의자라고 몰아세운다.

그는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저 한 독재자의 권력 앞에 죽어가는 북한 동포를 위해 힘이 되고자 하는 순수한 열망이 있는 인권운동가일 뿐이다.

폴로첸의 가슴이 왜 뛰고 있는가? 만약에 여러분이 탈북자들을 만나 볼 기회가 있다면 그에게 경외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일대교수.사진영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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