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임안 표결 이모저모-與 10여분간 '저지 시늉'

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건의안은 한나라당 소속의원 149명 전원과 자민련 의원 10명, 민국당 강숙자 의원 등 160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기명 비밀투표로 처리됐다.

개표결과, 150명이 찬성했고 7명이 반대, 2명 기권, 1명은 무효표를 던졌다.

150표는 재적(272명) 과반수(137명) 보다 무려 13표가 많은 수다.

표 분석과 관련, 자민련 의원 10명 중 7명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할 때 최소 한나라당 의원 중 2명이 당론을 거스를 것으로 분석된다.

그중 1표는 김홍신 의원의 표로 보인다.

박진 대변인은 "우리 의원 중 2표는 기권 쪽으로 갔고 나머지 찬성표 3표 정도는 자민련 의원들쪽에서 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본회의는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20여분만에 싱겁게 끝이 났다.

앞서 민주당 일부 의원은 박관용 국회의장의 사회를 저지하기 위해 의장실로 몰려갔고 일부는 본회의장 의장석 주위를 에워싸기도 했다.

박 의장이 2시10분쯤 의장실에 들르지 않고 곧바로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민주당 이협.이해찬.송영진.이종걸.조배숙 의원 등 10여명이 항의하며 박 의장의 본회의 사회를 막을 태세였다.

이상수 민주당 사무총장은 "국회 파행이 뻔한데 사회를 보려하느냐"고 비난했고 김경재 의원 역시 "명예롭게 은퇴하겠다는 분이 이렇게 하면 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박 의장은 "개혁하자는 사람들이 그러면 되나"고 반박했고 옆에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가세, "파행은 무슨 파행이냐" "의장의 길을 터줘라"고 목소리를 높여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민주당 의원들은 10여분간의 대치하는 '시늉'만 한 후 길을 터줬고 박 의장은 개회선언 직후 여야 총무회담을 이유로 30분간 정회를 선언했다.

총무회담이 별 성과없이 끝나자 오후 3시쯤 본회의가 속개됐고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일사천리로 표결이 이뤄졌다.

한마디로 민주당이 한나라당 주도의 표결을 방치한 셈이 됐다.

실제 이날 민주당은 세차례나 의원총회를 소집했지만 성원 미달로 제대로 된 저지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오랜 집안싸움으로 인한 당 지도부의 지도력 부재를 재삼 확인했다.

해임건의안이 가결되자 한나라당 의원석 주변에는 탄성이 터져나왔고 홍사덕 총무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를 찾아 90도에 가까운 인사를 했다.

최병렬 대표도 함박 웃음을 웃으며 동료의원들의 축하인사를 받았다.

(사진설명)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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