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이야, 윷~" "와!~"
5일 오후 5시부터 3시간 동안 대구 학산복지관 강당에서는 북한 이탈 주민 20여명의 한바탕 신나는 윷판이 벌어졌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추석 함께 보내기 행사. '북한 이탈 주민 지원을 위한 대구지역 협의회'가 주최했다.
5명씩 4팀으로 나뉘어 3판2승제로 진행된 윷놀이 동안 이들의 눈동자는 빛났고 얼굴은 상기됐다.
윷이나 모가 나올 때마다 환성이 터졌고 도나 개에는 상대팀이 좋아했다.
도망가는 말과 쫓는 말 사이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전이 벌어질 땐 양쪽 모두 윷가락 하나하나의 움직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여러 말이 함께 달리다 최종 길목에서 잡혔을 때는 박수.환성과 탄식이 엇갈렸다.
마치 자신들의 험난했던 역정을 되돌아 보기나 한 듯 간간이 깊은 한숨도 뒤섞였다.
손모(25.여)씨는 "도와 개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아쉬워 하면서도 "북한 사람들을 만나니 마음이 편하다"고 즐거워 했다.
가족과 함께 한달 전 대구로 왔다는 박모(17)양도 "말이 연거푸 두번이나 잡혀 그럴때 마다 가슴이 오싹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함께 탈북자 생활을 하던 사람들을 여기서 만나니 마음이 한결 안정되고 또한 반가운 마음이 그지없다"고 했다.
서울에 살면서 대구로 놀러 왔다가 참가했다는 차모(17)군은 "북한에서는 마우대콩이라 부르는 파란 왕콩으로 윷놀이를 했었다"며 "남한에 온 후 이탈 주민들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만나기는 처음"이라며 좋아 했다.
윷놀이를 마친 이들은 저녁 식사를 한 뒤 노래 자랑으로 추석을 맞는 심정들을 달랬다.
이날 행사 참가자는 작년의 2배나 됐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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