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복 색깔·모양에 담긴 의미

명절이면 별다른 생각없이 으레 입곤하는 한복. 그러나 이 한복의 모양, 색깔 하나하나엔 조상들의 지혜와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각각의 한복 색깔과 모양엔 과연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을까.

우선 한복의 소매 끝과 겨드랑이 부분을 유심히 살펴보면 색깔있는 천으로 장식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아이들의 성장에 따라 천을 이어 옷의 크기를 조정했기 때문이란 것. 이 때 주로 붉은색의 천을 사용했는데, 이는 손이나 겨드랑이로 부정한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액을 막아준다고 알려진 붉은 색을 선택했다고 한다.

붉은 색 외에 다른 색상으로 소매 끝 부분을 처리하는 경우도 있는데 남색 끝동 저고리는 아들이 있는 여성만이 입을 수 있는 특권이었다.

자주색은 남편이 살아있는 여성들의 의복에만 사용할 수 있었고 노란색 저고리는 처녀임을 나타낼 때 사용된 색깔이었다.

새색시의 상징인 '붉은 치마와 연두색 저고리' 역시 조상들의 심오한 뜻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붉은색 치마는 정열과 함께 잡귀를 막는다는 의미를 가졌고, 연두 저고리는 건강함과 넓은 마음을 상징했다고 한다.

지금은 흔히 볼 수 있는 금박 장식은 궁중이나 사대부 집안에서만 사용했을 뿐 일반 서민들은 사용하지 못했다.

한복에 고름 외에 흰색 작은 고름이 달려있는 것도 볼 수 있는데 이는 시집 간 여자들이 눈물을 닦기 위해 만든 '눈물고름'이라고 한다.

지금은 자수를 놓아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여성 한복의 경우 속옷을 여러 겹 입도록 돼 있는데 이는 하체를 따뜻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 반면 남성들은 상의를 많이 입는 편인데 이 때 남성 한복 상의에 달린 주머니는 개화기 이후에 도입돼 흔히 '갯주머니'라고 불린다.

대구·경북한복협회 이미애 회장은 "네모나 둥근 모양, 큰 조각, 작은 조각 등 여러 모양과 크기의 천조각이 모여 만들어지는 한복은 마치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사를 보여주는 것 같다"며 "한복도 시대상을 반영하는데, 경제가 어려울수록 한복 색깔을 진하게 해 한 벌을 여러 용도로 입을 수 있도록 하고 경제가 좋아지면 한복 색깔도 밝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최세정기자

사진협조:이미애 한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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