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두관 장관 해임건의' 갈등 심화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전날에 이어 8일에도 노 대통령을 강력히 비난하며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비리에 대한 집중조사와 함께 장외투쟁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국정혼란의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다"며 수용거부 의사를 비쳤고 당사자인 김 장관은 "여.야 모두 쓰레기 집단"이라며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지도부 모임과 의원간담회를 잇따라 열어 노 대통령이 해임건의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김 장관의 국회 출입을 금지시키고, 국감에서 대통령 친인척.측근 비리의혹과 권노갑 비자금 및 굿모닝 시티사건 의혹 등을 집중 부각시키는 한편 새해 예산안 심의를 강화하는 등 대여공세를 단계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홍사덕 총무는 의원간담회에서 "이제는 대통령을 직접 상대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국정감사에서 안희정.이기명씨 등 비리와 관련된 대통령 측근 및 친인척을 증인으로 채택, 절저한 조사를 벌이고 미진하면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길승 로비 축소.은폐사건 진상조사단(단장 김용균)'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노 대통령이 청주 K나이트 클럽 이원호 사장 부인 등의 계좌에 대선 기간중 인출된 50억원의 대선자금 유입여부 등 4개항을 공개질의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안택수 의원 등의 주장에 따라 장외투쟁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의원 간담회에서 안 의원은 "어차피 내년 총선 이전에 사생결단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장외투쟁을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외투쟁은 여론의 역풍 등 많은 부담이 따르는만큼 최대한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홍 총무는 "장외투쟁은 국회가 열리는 주중을 피하고 주말에 한다는 원칙만 정했을 뿐 장외로 나갈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김두관 장관이 추석연휴를 전후해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있는만큼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계획"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은 "누가 국정혼란을 야기했느냐"면서 "원인제공자는 바로 한나라당"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한나라당이 불을 질러 놓고, '불이야' 하는 것과 같다"고 비난하면서 "한나라당이 직무유기를 하지 않으면 국정혼란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7일 김 장관은 인터넷 신문인 오마이뉴스와의 회견에서 "한나라당은 5,6공 군부독재정권의 잔당이며 지역패권주의 정당"이라며 "5공 정권을 탄생시킨 정치세력들이 시대가 변한 걸 아직도 모른다. 지금도 5공 핵심인사들이 당을 장악하고 있다"며 고 비판했다.

그러나 퇴진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민심이 들끊는다면 대통령의 뜻과 민심 중에 민심을 존중하겠다"며 상황에 따라 자진사퇴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사진설명)8일 한나라 당사에서 열린 긴급의원간담회에서 최병렬 대표가 노대통령의 '해임안 국감후 수용'안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며 당의원들의 대책 논의를 촉구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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