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합작제작 '붐'

'한.중.일 이제 국경이 사라진다'.

몇년전부터 중국에서 불기 시작한 한류와 역한류, 그리고 한.일간 잦아지는 대중 문화 교류. 90년 이후 서서히 시작된 세 나라의 대중 문화 교류가 이제 단순한 교류의 선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권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드라마에서 영화, 음반 등 대중 문화 산업의 각 분야에서 3개국의 공동 기획과 제작, 판매에 나서는 사례가 부쩍 증가하기 시작한 것.

먼저 국경의 벽을 허물기 시작한 것은 드라마. 한국의 미르기획과 일본의 후지TV, 중국의 상해문화공사는 최근 30억원을 공동 출자해 합작 드라마 제작에 나섰다.

제주도와 상해에서 곧 촬영에 들어갈 합작드라마의 여주인공은 겨울연가의 주인공 최지우, 그리고 상대역은 쉬즈안과 천샤오춘 등 중국의 스타급 연기자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줄거리는 한국에서 '101번째 프로포즈'란 영화로 만들어졌던 일본 후지 TV의 '제101차 구혼'을 그대로 이어받는다.

대본은 MBC '허준'을 쓴 최완규씨가 맡게 돼 말그대로 3개국 합작 드라마가 되는 셈이다.

이 드라마는 제작이 끝나는 내년초부터 한국을 비롯 중국과 일본 동남아에서 동시에 방영될 계획이다.

또 한.중 합작으로 제작된 드라마 '북경 내사랑'은 조만간 안방극장에 선을 보일 예정이다.

드라마 '용의 눈물'과 '여인 천하'를 연출한 김재형 감독이 회장으로 있는 제작사와 중국중앙TV가 함께 만든 '북경 내사랑'은 고수, 한채영 등 한국 탤런트와 랴오샤오친 등 중국 탤런트들이 함께 출연한다.

줄거리는 한국 남자가 베이징에 와 새로운 인생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내용.

영화에서도 한국 제작사 '메가픽처스'와 중국 영화사 SFS 디지털 미디어가 최초로 공동 투자와 제작을 맡는 '테크노무사 호야'(가제)의 제작이 추진중이다.

그동안 '무사'나 '비천무' 등이 협작형태로 제작된 바 있지만 중국 영화사가 직접 제작비를 투자하고 제작에 간여하는 방식은 '테크노무사'가 처음이다.

'테크노 무사'는 임진왜란 직후 조선을 배경으로 비슷한 외모 때문에 유명한 무사로 오해를 받는 주인공 '호야'가 본의 아니게 무사 행세를 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 퓨전 무협 코미디. 곧 캐스팅을 완료한 후 10월 말 촬영을 시작해 내년 여름쯤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개봉될 예정이다.

애니메이션 부분에서도 한.일, 한.중 합작 붐이 일고 있다.

한일 합작으로 만들어진 '포트리스'와 '크로시기어' 등에 이어 극장용 애니메이션 '신암행어사'와 쉬커감독이 예술총감독을 맞아 화제가 된 한.중 합작 '칠검하천산'이 제작에 들어간다.

3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신암행어사'는 한국 만화를 소재로 만들어져 내년 가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개봉할 예정이며 한일간 6개 회사가 참여한다.

'칠검하천산'은 한국의 알지비 엔터테인먼트와 중국 최대의 TV드라마 제작사인 중국문연음상출판사가 공동으로 중국의 무협소설 '칠검하천산'을 원작으로 삼아 만든다.

특히 '칠검하천산'은 만화뿐 아니라 영화, TV드라마, 게임 등까지 함께 제작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제작사 관계자들은 "한.중.일 공통적으로 대중문화의 주 소비층이 10대와 20대이고 이들이 어릴적부터 다른 나라의 드라마나 영화에 빠져들어 온 만큼 앞으로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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