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는 거인이다.
꽃보다 일찍 일어나 이슬같이 늦게 잠들고
땀땀이 양말 깁고 헐거워진 사랑 기워내는
꼼꼼한 실밥 사랑의 다림질
오직 나한테만 웃음이 인색한 여인
알 듯 말 듯 향기가 있고
빛이 된 노래가 어두운 곳만 밝히는,
잔소리로 사랑나무 키우는 욕심, 즐거운
다리 짧은 거인이다.
-김창제 '고물장수 24' 부분
아내에 대한 애정이 잔뜩 묻어 나오는 시이다.
나이가 들수록 남자들은 작아지고 여자들은 커진다는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커질수록 어느 새 나도 아내보다 작아져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 인정은 작아져서 억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즐거운 복종이라는 뭐 그런 느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갓 결혼한 초창기의 주도권 싸움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것이라는 걸 이제라도 깨달아 다행이다.
우리 경상도 남자들도 이젠 사랑을 마음속에만 담아두지 말고 좀 표현할 일이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