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분당 사태로 당직을 버리고 떠나는 민주당 당직자들이 퇴임인사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보통 당직을 마치면 환송연은 물론 공로패나 감사패까지 받으며 화려하게 퇴장하는 게 상례지만 당내 분위기가 뒤숭숭해 인사 방법을 놓고도 계파의 이해에 따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
잡음은 8일 문석호 대변인의 기자실 이별사에서부터 터져나왔다.
기자실을 돌며 평소 친분 있는 기자들과 악수한 것까진 좋았는데 브리핑 마이크를 잡자 구주류 성향의 일부 당직자들이 "대변인도 아니면서 왜 브리핑 마이크를 잡느냐"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문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몇마디 인사하고 자신의 부하나 다름없는 대변인실은 그냥 스쳐지나듯 떠났다.
평소 문 대변인은 성향이 다양한 부대변인과 대변인실 직원들을 통솔하느라 적잖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사표가 수리된 이상수 전 사무총장의 인사를 두고도 잡음이 무성하다.
문 대변인의 인사가 구설에 오르자 측근들이 기자실을 들르지 말고 총장실에서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인사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한 것. 하지만 이마저도 "총장도 아니면서 왜 총장실을 쓰느냐"고 일부 당직자가 이의를 제기해 여의치 않다.
사무총장은 당의 살림꾼으로 당직자들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 미운 정 고운 정이 드는 게 보통이나 구주류 성향이 다수인 당직자들의 이 전 총장에 대한 눈길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 전 총장은 이런 저런 뒷말에 9일 오전으로 예정했던 인사를 11일로 미뤘고 당직자들과의 마지막 인사도 없이 그냥 떠날 것으로 보인다.
당이 분당 국면으로 치닫자 민주당 출입기자들도 신당과 민주당으로 나누는 등 부산하다.
서영교 부대변인은 "의원님들은 정치적 이해에 따라 당의 선택이 쉽지만 당직자는 그렇지 못하다"며 "다시 모셔야 할지도 모르는데 당장 자기 성에 차지 않는다고 냉랭한 반응을 보여 안타깝다"고 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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