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 물갈이론' 주역은 영남 인사

국회의 노령체질을 개선하겠다며 한나라당내 '영남 물갈이론'을 꺼낸 소장파 주역에 영남출신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그 배경에 관심을 끌고 있다. 일종의 영남 분열현상이라고 할까. 김문수.홍준표.이재오 의원에다 안동출신 권오을 의원이 영남 공천쇄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경기 부천소사구가 지역구인 김 의원은 영천이 고향. 영천초등학교를 나와 경북중.고를 졸업했으며 같은 당 이원형 의원과는 고교 동창사이다. 서울 동대문을 지역인 홍 의원은 경남 창녕이 고향이지만 학창시절(영남 중.고) 대부분을 대구에서 보냈다.

서울 은평을구인 이 의원은 영양출신. 그는 영양중.고를 졸업했으며 대구.경북 의원들의 후원회 때마다 행사진행을 도맡으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처지다. 권 의원은 경북 중진의원들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지역내 몇 안되는 개혁그룹 인사로 꼽힌다.

영남출신 이들의 '영남 쇄신' 이유는 지역구도에 기댄 바람에 편승, 당선된 이들을 교체하자는 것이다. 어차피 당선 가능성이 높은만큼 상대적으로 젊고 개혁적인 인사를 내보내도 당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홍 의원은 "영남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텃밭이 아니냐"며 "그런만큼 개혁적 인사를 대거 발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자격이 미달되는데도 한나라당 정서를 타고 공짜 당선된 이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고 이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수구 보수풍토의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한나라당 밖에서도 영남 물갈이에 가세하는 이들도 있다. 개혁국민정당 유시민 의원과 통합연대 김부겸 의원이 그들. 경주출신으로 대구 심인고를 나온 유 의원은 이른바 'TK 정서' 폐해를 주장하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아무리 무능한 정치가라도, 전혀 검증받지 않은 인사라도 DJ와 싸우기만 하면 무조건 밀어주는 TK정서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냐"며 "나라야 어찌 되든 TK정서에 편승하려는 정치인들의 선동에 휘말리지 말라"고 주문했다.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고를 졸업한 김 의원도 한나라당을 탈당하기 전 '대구.경북 대선패배 책임론'을 주장, 파문을 낳았었다. 김 의원은 "지나친 지역구도 전략 및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대선 패배의 아픔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대구.경북의 세대교체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영남 물갈이론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5.6공 인사 청산을 주장하는 이들로는 한나라당 임진출.강신성일 의원이 있고 60대 용퇴론에는 임인배.이원형.이인기 의원이 동조하고 있다. 이들은 무조건적 인적 쇄신 보다는 5.6공 당시 인권 신장을 막은데 적극 가담하거나 노쇠.수구적 이미지가 강한 이들의 자발적 용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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