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군부대 담벼락 붕괴

12일 오전 9시쯤 대구 봉덕동 미군부대 캠프워크 정문 오거리에서 관제탑방향으로 만들어진

높이 2m50cm가량의 담벼락 40여m가 도로쪽으로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우지직'하는 소리가 2번 연속이어진 뒤 담벼락이 도로쪽 유료주

차장방향으로 기울었고 뒤이어 댐이 터지듯이 흙탕물이 도로쪽으로 한꺼번에 쏠렸다는 것.

이 사고로 주차장에 세워둔 산타페 등 차량 6대의 앞부분이 파손됐고 흙탕물이 도로를 침수하며

인근 가게를 덮쳐 점포 내부에 온갖 쓰레기들로 가득차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담벼락에 붙은 한 식당의 경우 앞에 놓아둔 의자 20여개가 관제탑쪽으로 떠내려갔고, 도로 맞은

편 지하의 노래연습장은 실내에 물이 가득찼으며 노래방기기, 내부 시설 등이 심하게 훼손됐다.

또 한 일식 식당은 내부에 흙탕물이 가득해 하루 종일 물을 퍼내고 의자 등 내부 집기를 씻는

등 복구작업을 분주했다.

식당 주인 조명환(51)씨는 "주방과 홀에 물이 가득해 큰 홍수가 난 줄 알았다"며 "미군이 배수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노래방 업주 강경우(46)씨는 "오전 9시쯤 관제탑 도로 방향으로 난 뒷문을 통해 순식간에 물이

들어와 전기 스위치를 내리고 피신하기에 바빴다"고 했다.

이날 사고는 미군측이 배수로 주변 제초작업 후 뒷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풀들이 배수구를 막

아 빠져나가지 못한 물이 담 주변으로 모였고 최근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진 담이 물의 하중을 이기

지 못하고 도로 방향으로 붕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미군 관계자는 밝혔다.

미군 관계자는 "주민들의 피해를 조사히 충분히 보상할 것"이라고 했다. 사고가 나자 캠프워커측은

인부들을 동원해 담벼락 잔해와 도로 청소에 나섰다.

한편 사고가 나자 피해 주민들이 증거보존을 위해 사진 찍는 것을 미군들이 카메라를 빼앗는 등

소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사진설명)12일 오전 대구시 남구 봉덕동 캠프워커 담장이 태풍으로 인한 폭우로 무너지면서 인근

상가와 주택가들이 침수피해가 발생하자 미군들이 외부인들의 접근을 막은 채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정운철기자woon@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