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거치기도 하였지만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공으로 개발도상국가들이 우리 나라를 부러워했다.
하면 된다는 강한 자부심으로 고통분담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영문인가. 높은 실업률, 대학졸업 실직자가 즐비하다.
실업계 학생들마저 생산직 근로를 기피해 기업은 생산직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몸살을 앓는다.
두산중공업, 화물연대, 지하철, 철도, 전교조, 조흥은행, 현대자동차 등의 연이은 파업이나 투쟁도 너무 과격했었다
그러다 보니 IMD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이 2002년도 우리 나라 노사관계경쟁력이 조사대상국 49개국 중에서 47위, 분규로 인한 근로손실 일수는 조사대상국 30개 국가 중에서 30위로 최하위로 평가하지 않았는가.
민주화과정에서 가진 자에 대한 적대감을 조장하여 기업은 의욕을 잃었다.
김대중정권이래 강성노조에 영합한 결과 경기는 침체되고 국내기업은 물론 외국기업도 투자를 꺼린다.
노무현정권이 집권초반부터 저조한 지지율을 나타낸 것도 노사안정과 안보를 외면한 결과가 아닐까.
영국수상 대처가 노조와 대결하여 영국병을 고친 경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70년대의 영국은 파업으로 해가 뜨고 지는 나라였다.
1970년대 노조 파업건수 매년 2000건 상회. 정부는 노조의 눈치보기에 급급해 임금이 급격히 상승했고, 1976년 선진국 최초로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인플레 13.4%, 과도한 복지정책으로 1979년 재정적자도 34억 파운드로 늘었다.
그런데도 노조는 파업을 자행, 1979년 초 무려 400만 명 이상이나 총파업에 참가했다.
강성노조 때문에 보수당정부도 노동당정부도 실각했다.
1979년 5월 총선을 보수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이끌어 영국 최초의 여성 수상이 된 대처는 노조를 영국병의 주요원인이자 개혁정책을 좌절시키는 가장 큰 장애물로 판단하여 과감한 개혁을 추진했다.
노조의 특권을 규정한 법률을 고쳐나가 노조의 병폐를 과감히 시정하였다.
파업으로 악명 높은 탄광노조를 두려워하지 않고 탁월한 지도력으로 대결했다.
미리 석탄을 비축하고, 외국으로부터 석탄을 긴급 수입하는 계획을 수립했으며, 운송안전을 위해 비조합원 운전기사를, 폭력에 대비해 경찰력을 각각 확보하여 언제라도 파업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1984년 채산성이 없는 20여 개의 탄광을 폐쇄 통합, 직원 2만여 명의 정리 해고, 이런 내용의 석탄산업 합리화계획을 발표하자 탄광노조는 무려 363일간의 총파업으로 맞섰다.
폭력사건으로 체포, 기소된 건수가 1만 건을 넘었다.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30억 파운드에 이르렀지만 대처정부는 노조에 굴복하지 않고 법과 원칙으로 밀어붙였고 법원도 노조의 재산을 동결하여 노조를 압박하였다.
1985년3월3일 드디어 탄광노조는 1년 만에 대처정부에 항복하였고 다른 노조도 정부에 협조하였다.
대처정부는 1990년까지 지속적으로 노동법을 개혁하면서 노조의 특권을 배제하고 노동개혁을 달성한 결과, 재정수지는 18년 만에 30억 파운드 흑자를 기록하고 경제성장률도 4.25%로 OECD 국가 중 상위권에 도약했다.
노조를 두려워하지 않고, 영국병을 들게 한 강성노조와 대결한 대처정부나 노조운동가 출신이지만 시장경제 원리를 강조해 놀라운 변신을 한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와 비교하여 우리 나라 노무현정권은 어떤가? 최근들어 약간의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노무현정권은 대처정부나 룰라정부와는 달리 노사분규 때마다 거의 노조편을 들어 균형을 잃고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고 기업에 굴복을 강요하지 않았는가?
투명성이나 합리적 경영 등 기업도 적지 않은 시정이 요구되지만 그렇다고 기업인을 재크 나이프에 비유한 노동부장관의 기업에 대한 철저한 적대감은 시장경제를 유린하는 것이 아닌가. 민주노총도 마찬가지다.
인권개선에 부분적으로 공헌하였지만 그러나 잦은 노사분규로 경제에 악영향을 주어왔거니와 국가보안법 폐지와 반미를 선동하여 안보마저 위협하였다.
경제와 안보를 위협하는 노조와 이러한 강성노조를 두려워하거나 영합하는 정부의 그릇된 자세로 법과 원칙을 무너뜨리는 관행이 스스로 바뀌어지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궐기해야 한다.
강성노조와 노조에 영합하는 세력을 두려워한다면 대처정부 이전의 영국병과 같은 한국병으로 나라가 파탄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서석구(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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