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아라파트 '암살.완전고립' 검토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축출키로 한 결정을 실행하겠다고 14일 경고했다.

그러나 이라크를 방문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아라파트 수반을

추방하거나 암살할 경우 전세계 이슬람 신도의 분노를 촉발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

을 거듭 천명했다.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권은 15일 카이로에서 이스라엘의 위협과 관련한 자체 대

응을 논의하며 22일에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범아랍권의 대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부총리 겸 산업통상장관은 14일 아라파트 수반을 살해

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지만 라말라의 자치정부 청사(마카타)에 완전 고립시키는

방안을 택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차기 총리 후보로 유력시되는 그는 공영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를 살

해하는 것도 분명히 한가지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테러 지도자들을 모

두 제거하기 위해 노력중이며 아라파트는 테러 지도자들 가운데 한명"이라고 주장했

다.

올메르트 부총리는 "아라파트는 더 이상 중동 무대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지 못

할 것"이라며 "그를 추방하거나 살해하는 것도 가능하며 감옥과 다름없는 환경에 감

금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감금되면 아라파트는 외부 세계와 단절돼 아무

도 만날 수 없고 음식도 하루 두차례 배급받게 되며 전화로 의사소통을 할 수도 없

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유력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도 다른 고위 각료를 인용, 아라파트

가 당장 추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고위 관리는 "샤론 총리는 국제사

회와 충돌을 원치 않으며 특히 미국의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하려 하지 않는다"며 "

따라서 아라파트가 당장 추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구인 신베트 총책 아비 디히터는 아라파트를 추방

하기 보다는 살해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안보회의에 제시했다고 또다른 히브리어

신문 마리브가 전했다. 그는 아라파트의 사망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항의시위를

촉발하는 등 단기간 영향을 초래하겠지만 시위는 수 주간 지속돼다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아라파트를 해외로 추방할 경우 그가 전세계를 활동무대로 세계여론

의 동정을 끌어모을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고 마리브는 전했다.

한편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강경 대응을 촉구했던 샤울 모파즈 국방장관은 이날

주례 각의에서 아흐메드 쿠레이 총리가 이끌 차기 팔레스타인 정부에 아라파트 수반

의 지시에 따르지 말고, 무장단체들을 단속할 것 등 일련의 요구조건을 제시했다고

현지 방송들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유엔안보리의 경고 성명 등 국제사회의 반대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라파트 축출을 위한 단계적 조치를 준비하는 등 단호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한편, 바그다드를 방문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아라파트 수반을

추방하거나 살해할 경우 전세계 무슬림들의 분노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월장관은 '폭스뉴스 선데이' 프로그램에 출연, "미국은 아라파트의 제거나

망명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그것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며 이스라엘도 우리의 입장

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라파트를 제거할 경우 "아랍세계와 이슬람세계, 그리고 전세계 도처에서

분노를 촉발할 것"이라며 "이처럼 민감한 시기에 그같은 선택을 할 경우 로드맵 이

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 지적했다.

파월 장관은 올메르트 부총리의 발언과 관련, "이스라엘 정계의 많은 인사들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발표하지만 결코 유익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월장관의 발언은 올메르트 부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고위 지도자들의 잇단

아라파트 축출 경고에 대한 반대입장을 재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 수석 협상대표는 "아라파트 수반을 추방할 경우 그

가 죽음을 택할 것"이라며 이는 팔레스타인에 무정부 상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

했다. 그는 "아라파트를 추방할 경우 죽음으로 몰게되며, 그가 죽을 경우 자치정부

도 죽게된다"고 말했다.

에레카트는 또 "나의 고향 예리코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에 점거될 것이고 나

블루스와 라파, 칸 유니스도 마찬가지"라면서 " 무장세력들은 나를 죽이고 모든 팔

레스타인 온건파들을 살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아라파트에 대한 살해위협을

되풀이한 올메르트의 발언과 관련, "일개 정부가 아닌 마피아의 생각과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역내 위기가 이처럼 급속히 고조됨에 따라 아랍연맹은 15일 카이로 본부에서 긴

급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다음주 뉴욕을

방문하는 아랍 외무장관들도 별도 회의를 갖고 이스라엘의 아라파트 고사작전에 대

한 범아랍권의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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