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물난리는 처음입니다.
올 농사는 완전히 접은기라…".
13일 밤 9시 태풍 매미로 고령군 우곡면 도진리 도진제방이 터지자 주민 22가구 68명이 침수로 긴급 대피했으며, 농경지 44㏊가 침수돼 농작물이 모두 휩쓸려 가버렸다.
또 100여가구가 물에 갇힌채 이틀동안 고무보트를 이용해 출입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마을 전체가 물바다로 변하면서 벼 797㏊가 침수되고 176㏊가 넘어졌으며 5.7㏊의 낙과 파해가 발생하는 등 982㏊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이 마을 노영옥(72)씨는 "어릴때 큰 수해이후 이번이 가장 큰 물이 들이닥쳤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으며 , 마을 이장 박태경씨는 "갑자기 제방이 터지는 바람에 22가구 주민들이 가재도구 하나 건지지 못해 피해가 많았다"며 40여년전 태풍 '사라'를 떠올렸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들녘에 넘실대는 황톳물처럼 막막하기만 한 주민들의 심정을 대변한 것이다.
이날 도진제방 붕괴는 낙동강에서 8㎞ 떨어진 지류인 회천(지방1급하천)을 끼고 있어 낙동강 수위가 12m로 위험수위를 1m나 초과한데다 성주댐물이 초당 700t정도로 방류돼 구 수문주변의 취약한 곳의 침수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14일 오전부터 낙동강 수위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 오랫동안 고립됐던 도진리 마을 통행길이 열렸다.
현재 고령군청 전직원 450명과 50사단 소속 장병 100명, 소방공무원.경북도청 직원 190명 등이 동원돼 침수된 곳에 청소작업과 수해 뒤처리를 돕고 있으며 군내 마을 부녀회와 여성단체협의회 등에서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또 낙동강 제방인 고령군 성산면 무계리 무계제방 저변에서 물이 새는 파이핑현상이 일어나 백호우 1대와 덤프트럭 8대 등을 긴급 투입해 보강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이번 태풍으로 도진제방 인근 사촌제방도 누수로 붕괴직전 보강공사를 실시해 대형 피해를 막는 등 낙동강 주변 제방보수에 나선 곳이 5개소나 됐다.
고령.김인탁기자 ki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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