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술을 알려면 갤러리에 자주 들르라

'갤러리에 들어가려면 어쩐지…'.

화랑앞을 지나다가 짧은 갈등(?) 끝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꽤 많다.

이들의 생각은 "그림을 사지 않으면서 구경만 하면 눈총을 받지 않겠는가"라는 것이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관람객이 화랑에서 그림 구경을 하는 경우, 이를 무척 반기는 분위기다.

오랜 불황으로 미술품 매매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요즘에 관객들마저 없다면 얼마나 을씨년스러울 것인가.

송아당화랑 이정원(34)실장은 "미술이 발전하려면 그림을 보러오는 사람이 많아야 하는 게 상식"이라면서 "화가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작품을 그려놓고도, 보러오는 사람이 적다면 얼마나 실망하겠는가"라고 했다.

그림에 관심이 있다면 씩씩하게 화랑에 들어가 당당하게 둘러보고, 궁금한 점이 있다면 화가에게 거리낌없이 물어보라. 그것이 미술의 기본 에티켓이다.

묻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평범한 것을 물었다가 괜히 낯 뜨거워질것을 겁내지 않는 게 좋다.

화가 이수동(43)씨는 "누구나 '미술'을 더 알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지만, 화가에게 말을 거는 것을 겁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미술을 잘 모르면서 아는 척 하는 것보다, 무턱대고 질문을 하는 관람객이 훨씬 편하다"고 했다.

'구상인지 비구상인지, 어떤 물감을 썼는지, 무엇을 보고 그렸는지, 어떤 영감을 받았는지…' 쉬운 문제부터 어려운 문제까지 두루 물어봐도 괜찮다.

박대를 당하기보다는 오히려 차 한잔을 대접받을 때가 많다.

초보자라도 전시회를 어느 정도 둘러보다 보면, 자기 나름대로 그림을 보는 눈이 생기게 될 것이다.

이제 9월 중순, 본격적인 미술시즌이 시작됐다.

화랑앞을 지나면서 잠시 짬을 내 망중한을 즐기는 맛이 날 만한 때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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