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지하철 설 뻔 했다

태풍 '매미'로 인해 대구지하철도 하마터면 멈출 뻔했다.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하룻밤새 200㎜ 가까운 비가 내리면서 대구지하철 역사 일부가 물에 잠겼으며 집중호우가 몇시간만 더 지속됐으면 전동차 운행마저 중단해야 할 상황이었다는 것.

대구지하철공사는 지난 12일 밤부터 하루 동안 대구지하철 1호선 반야월역과 상인역 등 2곳이 인근 도로의 물이 넘쳐 흘러 침수피해를 입었으나 다른 28개 역은 별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16일 밝혔다.

그러나 지하철1호선 각 역사가 시간당 최고 강수량 80㎜에도 배수가 가능토록 설계됐으나 최고 강수량이 41㎜에 불과했던 이번 태풍으로 역사 2곳이 침수됐다는 점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오상직 대구지하철공사 토목보선팀장은 "반야월역은 인근 금호강 범람으로 하수구 역류현상이 발생해 침수됐고, 상인역은 인근에서 가장 낮은 지대이기 때문에 비가 역사 출입구 주변으로 몰린 특수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이번 태풍때 집중호우가 1~2시간만 더 내렸으면 전체 역사가 물에 잠겨 전동차 운행을 중단했어야 했다"고 했다.

자체 배수능력을 탁월하게 설계해도 이번처럼 도로의 하수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하천이 범람하는 등 외부 요인이 생기면 지하철 역사로의 물막음이 어렵다는 것.

대구지하철 경우 지하선로가 20cm 이상 물이 차면 전동차 바퀴위에 붙은 견인모터 부분이 합선될 우려가 있어 운행을 멈춰야 하는데 이번 태풍때 일부 역사의 침수가 위험수준까지 도달할 뻔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 김욱영 대구지하철공사 시설부장은 "각 역사중 저지대나 강 인근에 위치한 곳이 침수예상 지역으로 반야월.대곡.안지랑역 등 3곳은 수해방지 대책이 시급하다"며 "저지대 수방대책을 마련중이며 건설중인 지하철 2호선 수방대책도 지하철건설본부에 보강 건의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