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공대-KAIST 누가 더 셀까

포항공대와 KAIST의 과학 두뇌 진검승부가 벌어졌다.

19일부터 이틀간 포항공대 캠퍼스에서 일명 '사이언스 워'(Science war)로 불리는 '제2회 포항공대- KAIST 학생대제전'이 개최된 것.

당초 이 대회는 포항공대와 KAIST가 지난 10년 동안 국내 이공계 최고 대학 자리를 놓고 벌인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양성화한다는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실시됐다.

대회의 백미는 음지의 해커들을 양지로 불러내기 위한 해킹 부문.

지난 10여년전부터 양 대학의 해커들은 수백차례에 걸쳐 상대 대학 서버에 침입, '메롱, 우리가 최고다' 등의 문자를 띄우면서 경쟁적으로 프로그램을 망치는 통에 양 대학은 큰 곤혹을 치러왔다.

여기에는 포항공대 보안동아리 '플러스'와 KAIST의 '쿠스'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는데, 특히 지난 96년 두 동아리간의 대규모 해킹 전투 끝에 2명이 구속되는 비극도 벌어졌다.

해킹대회 진행도 이채롭다.

해커들은 대회장에서 24시간 동안 식사 3끼를 햄버거로 때우면서 한숨도 자지 않고 해킹에 몰두한다.

해킹 서브는 통합보안솔루션 기업인 안철수연구소가 준비했는데 지난해에는 양 대학 모두 짧은 대회 일정 탓에 침투에 실패,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벌이는 스타크래프트 부문의 경우 포항공대가 99년 가을축제에서, KAIST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승리하는 등 양 대학이 각각 1승1패씩을 주고 받은 상황이어서 대회 열기가 더욱 뜨겁다.

포항공대 체육관에서 열리는 적분미로대회는 총 1km의 미로(가로.세로 각 25m) 속에서 양 대학 교수들이 출제한 적분 문제를 짧은 시간에 풀며 미로에서 벗어나는 팀이 승리하는 종목으로 올해 신설됐고, 과학상식 퀴즈대회는 양 대학생 전원이 참가해 마지막 승자가 소속된 대학이 이기게 된다.

포항공대 김형규(23.물리4) 총학생회장은 "재학시절 양 대학의 앙숙 해커들이 현재 국내 정보 보안업체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는 KAIST가 종합 우승했으나 올해는 우리가 승리를 빼앗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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