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본이 국내 은행에 대거 진출하는 것을 두고 금융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외국 자본이 한국 금융의 자본 확충에 기여하고 선진 금융기법의 이식효과가 있다는 긍정론이 있는 반면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의 농간에 따라 결국에는 국내 실물경제를 뒷받침해야 하는 금융경제에 자칫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외국인 주식 보유 비율 급상승=SK글로벌.신용카드 문제 등으로 고전하는 국내 금융회사들에 대해 외국계 자본은 정력적으로 '사냥'에 나서고 있다.
미국계 투자펀드 론스타는 최근 외환은행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제일.한미은행에 이어 8개 국내 시중은행 중 3개가 외국인에게 넘어갔다.
또 영국계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은 한미은행 지분 9.76%를 인수했다.
한미은행의 외국인 주식 보유 비율은 18일 현재 86.73%로 1년 전 66.85%보다 19.88%포인트 높아졌다.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은행주 매집에 적극 나서 대부분 은행들의 외국인 주식 보유 비율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19일 증권거래소 대구사무소에 따르면 대구은행 경우 작년 9월 20.63%였던 외국인 주식 보유 비율이 1년새 24.68%로 상승했다.
부산은행은 11%대였던 외국인 주식 보유 비율이 18일 현재 28.14%까지 뛰어올랐다.
우리금융은 작년 말 0.6%에서 3.89%로 늘었으며 국민.신한지주.하나은행의 외국인 지분율도 각각 69.88%, 48.90%, 27.62%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찬반 양론 맞서=외국 투자기관들의 국내 은행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은 국내 금융시장에 그만큼 먹을 것이 많다는 뜻이라고 금융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국 금융시장은 금융상품의 종류가 제한적이고 차별화가 안돼 있어 그만큼 성장성이 높다"며 "외국자본은 지금이 은행주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자본이 우리나라 금융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줬는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국내 산업자본이 규제 때문에 은행산업에 진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국자본이 한국 금융의 자본 확충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달리 제일은행 사례에서 보듯 기대만큼 선진 금융기법 이식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외국계 펀드의 경우 3∼5년 정도 시간을 두고 차익을 실현하려는 목적으로 보이는 만큼 일시에 외국계 자본이 발을 뺄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이란 얘기도 있다.
여기에다 실물경제의 '동력원'이 돼야 할 금융경제의 주도권이 은행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넘어감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성장하는데 은행들이 견인차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이에 따라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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