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가 저온에 대한 적응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태풍이 지나간 후에도 적조가 동해안에서 여전히 소멸되지 않는 것은 수온에 대한 적응 능력이 강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오전 현재 국립수산과학원이 경북 동해안 연안의 적조개체수를 조사한 결과 영덕과 울진 연안에서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1천460~3천310개체/㎖로 고밀도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하지만 당초 적조가 미미했던 포항과 경주 연안은 각각 50개체로 소멸수준에 이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적조생물은 태풍이 지나간 뒤 표층수과 심층수가 파도로 뒤섞이면서 수온이 떨어지면 함께 소멸됐었다. 수과원측은 적조생물의 수온에 대한 적응 능력이 종전과 다르게 훨씬 강해지면서 태풍때 중.저층으로 숨었다가 다시 표층수에 등장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과원 조사결과 강구와 후포 연안의 경우 코클로디니움이 수심 30m층까지 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적조생물의 수직분포 한계수온 18℃보다 훨씬 낮은 10℃도에서도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클로디니움은 아열대종으로 수온 24~26℃에서 영양염류 및 일조량이 풍부할 때 다량 증식하며, 수심 5~10m 내외에서 주로 서식하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과원은 코클로디니움의 분포 수층이 이처럼 깊어지고, 저온 적응력이 생긴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홀수해에 적조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우연의 일치도 화제가 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과 울진군에 따르면 적조 출현이 본격화된 90년대 중반 이후 연도별 발생 현황을 보면 짝수 해에 비해 홀수 해에 규모와 피해가 훨씬 더 컸다. 95년은 피해액 764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고, 97년엔 전남 고흥 연안에서 발생해 10일만에 동해로 번져 15억원의 피해를 냈으며, 99년도엔 지속기간이 예년의 두배인 54일, 밀도는 역대 최고 수준인 ㎖당 4만3천여개였다. 2001년엔 남해안에서 발생 후 14일만에 포항까지 북상하는 놀라운 확산속도를 보였고, 경북에만 15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는 등 95년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올해도 이를 입증하듯 태풍이 몰아친 뒤에도 적조가 살아남아 울진 등 동해연안에서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한계수온보다 훨씬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하는 무서운 적응력을 보였다.
수과원 관계자는 "연안 수온이 20℃이하로 떨어지면 적조가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코클로디니움이 저수온에서도 생존하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양식어민들은 지속적으로 양식장 관리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포항.이상원기자 울진.황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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