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율 요동, 주가 폭락....조정기간 길 듯

달러 약세에 따른 엔화 강세의 여파로 원화 가치가 34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급격히 불안해지면서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진입, 조정 폭과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2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에 비해 16.8원 폭락한 1천151.2원에 마감, 지난 2000년 11월17일의 1천141.8원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최근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급락한 데 영향을 받아 원/달러 환율도 동반 추락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도 크게 흔들려 이날 거래소 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6.71포인트 떨어진 741.54로 출발한 뒤 시간이 갈수록 하락폭이 심화되면서 결국 33.36 포인트(-4.46%)) 하락한 714.89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해 10월10일 35.90포인트 이후 최대 하락폭으로 지난 18일 이후 3거래일간 51.70 포인트가 하락했다.

23일 증시도 개장 후 하락세가 계속돼 오전9시56분 현재 711.30 포인트로 전날 마감 장세보다 3.59 포인트 하락했다.

코스닥 주가지수도 22일 2.34 포인트(-4.83%) 폭락한 46.03으로 장을 마쳐 사흘째 약세가 지속됐으며 23일 오전9시56분 현재 45.61포인트로 전날 마감 장세보다 0.42 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약보합세로 끝난데다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및 경기회복 지연 우려로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투매 양상으로 번졌다.

특히 최근 매수 강도가 대폭 약화된 외국인은 이틀째 매도 위주로 거래함으로써 주가 폭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 등 국내 증시분석기관은 단기급락이후 국내증시 조정의 폭과 기간이 크거나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2일 단기급락은 국내자금의 증시유입 부진으로 그간 지나치게 외국인 순매수에 의존해 왔던 국내증시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 장세의 모습으로 외국인 매도 전환시 수급기반을 급격히 약화시켰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9월 들어 국내 증시의 상승탄력이 현저히 떨어져 조정진입 가능성을 시사해 주고 있으며 미국증시의 조정진입 가능성 상승, 국내 경제의 상대적인 부진현상이 지속될 가능성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의 조정 폭과 기간이 크거나 길어질 것으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정부의 시장 개입에 한계가 있어 추가적인 환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1천150원선이 깨질 경우 1천130원선 지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심화됨에 따라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지역업계의 적정 환율이 1천220원~1천300원대이나 원화 강세로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 및 매출 감소, 실업률 증가, 침체 상태의 지역 경기 지속 등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 원재료를 수입,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통신, 정밀기기 등 일부 업종은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대구지점 강대원 팀장은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타격 등의 부정적 전망으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매도에 나선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매수 여력이 없어 주가 폭락을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사진설명) 22일 종합주가지수가 '환율 충격'에 33포인트가 폭락하며 710선으로 추락했다. 여의도 증권거래소의 직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주가추이 그래프가 그려진 시황판을 보고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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