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섭단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나. 위원장과 일부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이런 회의가 어디 있느냐".
지난 주말 국회 교섭단체로 등록한 통합신당 소속 이강래 의원이 22일 열린 행자위 첫 국정감사장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로 부터 호된 .신고식.을 받고 서러움을 토로했다.
문제의 발단은 국감에 앞서 처리된 통합신당 간사선임의 건을 처리하면서 비롯됐다.
이 의원이 통합신당의 간사로 송석찬 의원을 추천하자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돼 있는 의원은 간사 자격이 없다"며 제동을 걸고 나온 것.
이에대해 송 의원은 "내가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를 비난해 윤리위에 제소된 것을 두고 공격하면 나도 할말이 많다"며 "이 전 총재가 간첩 이영근 사건을 조사하면서 공작자금을 받은 사람은 구속하고 자금을 제공한 사람은 훈장을 받게 하는 등 형평성문제를 불러온 바 있고 그 부친 또한 일제말기 검사를 지내며 6.25 이전에는 프락치 사건으로 구속됐다"고 항변했다.
송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협공이 시작됐다.
한나라당 민봉기, 김무성 의원 등은 탁자를 내려치며 "그만하라"고 고함쳤고, 박종우 위원장도 "그런 말 할 자리가 아니다"며 송 의원을 나무랐다.
송 의원도 이에질세라 "말이 아직 안 끝났잖아. 기다려"라며 목소리를 높였으나 우군이라고는 이강래 의원 한명 뿐인 회의장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어 민주당 구주류인 박 위원장이 신당 의원들을 자극했다.
박 위원장이 "(자격이 없는)송 의원 대신 이 의원이 간사를 맡으면 되지 않느냐"고 제안하며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내자 다른 당에 의해 간사가 선임돼야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코앞에서 지켜보는 신당 의원들의 얼굴은 더욱 굳어졌다.
박 위원장은 또 통합신당을 얘기할 때 "그거 무슨 당이라고 하더라…. 아무튼 그 당의 간사 선임 문제가 완료되지 않으면 표결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신당을 정당같이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송 의원과 이 의원이 발끈하며 "이런 회의가 어디 있느냐. 동료의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달라"며 따져 봤지만 "간사가 있어야 간사회의를 열어 사전조율이라도 하지…"라며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은 신당의 구조를 거듭 비꼬았다.
박 위원장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논란이 확산되자 통합신당 간사 선임의 건은 다음 회의에서 처리하자며 서둘러 수습하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정감사를 시작했다.
회의 후 이 의원은 "교섭단체 상임위 간사의 건을 표결로 한다는 것은 남의 당무까지 간섭하겠다는 오만한 발상"이라며 "이같이 신당을 무시하는 태도는 국감 초반부터 신경전을 벌이자는 의도 같은데 구태에 휘말리지 않고 정책적 대결만 벌여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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