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태풍 매미가 한반도 남단을 덮쳤던 지난 12일 저녁 가족 및 문희상 비서실장 내외 등과 함께 뮤지컬을 관람한 것이 여론의 비판에 올랐다.
생각이 짧았을까? 아니면 오비이락(烏飛梨落)인가? 뒷맛이 쓰다.
사실 그날 낮부터 전 공무원들은 3단계 비상근무에 들어간 상태였다.
그래서 국회 국감장에서 자민련 정우택 의원이 이를 추궁했고 청와대 대변인이 이를 시인하고 "이미 일정이 잡혀 취소하기 어려웠다"고 변명한 것이 사안의 전부다.
본란은 대통령의 관람 자체를 나무라고 싶지 않다.
오히려 대통령의 문화에 대한 이해, 그의 말대로 '골치아픈' 국정에서 머리식힐 수 있는 여유로움에서 보면 오히려 권장할 사항이다.
야당 대변인이 꼬집은 바 "대통령 개인의 취미활동" 운운하는 표현은 더욱 가당치 않다.
문제는 '타이밍'이요, 정치의 테크닉이다.
태풍이 한반도를 덮친 그날,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제주도 골프여행을 가서 총리주재 대책회의에 불참해 욕을 먹은 그 시각에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시민들의 지적처럼 '뮤지컬이나' 보고 있었다면 그건 문제있다는 얘기다.
"장관만 그런줄 알았더니…"하는 비판은 그래서 대통령을 모시는 문희상 비서실장과 보좌진들에게 쏟아질 수밖에 없다.
윤태영 대변인은 "연극관람이 추석일정에 잡혀있었고 문 실장 등까지 초청한 상태여서 취소 못했다"고 했다.
이게 무슨 변명인가. 그보다 더한 사람과 예약돼 있어도 취소해야할 판에, 더구나 문 실장은 대통령의 일정과 처신을 누구보다 냉정하게 챙겨야할 분이 아닌가. 청와대가 이렇게 생각들이 짧고서야 공직기강을 외칠수가 없다.
이러니 '아마추어'란 소리 듣지.
취중파병 발언으로 혼쭐이 난 유인태 정무수석의 해프닝처럼 청와대의 이런 실수는 한두번이 아니다.
청와대의 실수는 아이들 장난이 아니다.
후유증이 너무 크다.
청와대 사람들 제발 그 '코드'소리, '시스템'소리 그만하라. 노 대통령의 '뮤지컬 구설수'는 시스템이 아닌 인재(人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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