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換率 전쟁'에 철저 대비를

우려했던 '환율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2일 대 달러당 원화환율은 3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1천151.2원을 기록했으며 이에 영향을 받아 종합주가지수도 덩달아 하락, 19일보다 33.36포인트나 떨어진 714.89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이 이미 '달러 약세'를 선언한 마당이라 환율 하락은 예상됐지만 이렇게 급작스레, 그것도 강도높게 내습함에따라 정부와 업계의 충격 최소화를 위한 발걸음도 그만큼 바빠졌다.

환율 급락은 지난주 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서 열린 서방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일본 통화당국의 시장개입을 견제하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한 것이 직접적 원인이었다.

그러나 올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5천억달러에 이르고 재정적자도 4천55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쌍둥이 적자'로 인해 환율전쟁은 일찌감치 예고됐었다.

미국은 중국을 비롯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환율 조작에 대해 이미 수차례에 걸쳐 경고한 바 있다.

문제는 우리 경제가 극히 나쁜 상황에서 환율 전쟁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태풍 '매미'로 인해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시점이 아닌가. 경기가 안 좋으면 돈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당연한데 인위적인 힘으로 인해 돈 가치가 올라가고 있으니 한국은 수출경쟁력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하반기 경제 회복 가능성도 더욱 어두워질 전망이다.

1천150원 아래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기업은 15%에 불과하다는 무역협회 조사가 이를 증명해준다.

이제 환율 1천100원 시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大勢)로 보인다.

지금까지 달러당 115엔을 '마지노선'으로 정했던 일본 정부도 엔화강세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112∼113엔선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금리가 밑바닥인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취할 수단도 마땅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업계는 수출 채산성을 높이기 위한 내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한다.

외환 결제 타이밍을 살려 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등 장기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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