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감백신 수급 차질

최근 홍콩에서 7명의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의심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노약자를 위주로 독감백신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올해부터 일선 보건소가 독감백신을 조달물품으로 공급받으면서 수급차질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 제도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국립보건원의 요청에 따라 조달청은 지난 8월 약품도매업자들을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 선정한 서울의 ㅁ약품으로부터 독감백신 1㎖(2인분)에 7천84원씩 주고 500만명분을 사들여 이달부터 전국 보건소에 공급하고 있다.

한 개 약품도매상이 전국 연간 수요량을 독점 공급하다보니 적기 공급이 안돼 보건소마다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가 하면 파손품에 대한 대체 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격고 있다.

현재까지 조달청을 통해 전국 보건소에 공급된 독감백신은 전체 목표량의 20%선인 100만명분에 그치고 있는 가운데 추가공급은 다음달에야 이뤄질 예정이고 ㅁ약품이 공급키로 한 500만명분 전량 공급은 오는 12월말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현재 대구시내 8개 구.군 보건소에 공급된 독감백신은 7만9천명분.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일부 보건소는 접종희망 노약자들을 대상으로 접종시기를 조절하는 애를 먹고 있다.

경북지역의 경우는 상당 수 보건소들이 확보한 백신이 절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적어도 2개월 전에 접종을 해야 예방 효과를 가져오는 독감백신의 접종시기 지연에 따른 노약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것은 한 개 약품도매상이 전국의 264개 보건소 수요량 전체를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 각각 다른 조달업체를 선정, 업체별로 독감백신 제약사(전국 7개)를 대상으로 물량 확보전에 나서도록 해 수급난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역별로 공급업체를 선정할 경우 한 개 도매상이 확보하는 양보다 절대적으로 많은 수량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업체별로 기존의 채널을 동원, 병.의원 배정분을 보건소로 돌리는 등 유연하게 대처할 경우 물량 부족난은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선 보건소에서 독감백신 부족난이 발생하자 시중 일반 의약품도매상들이 조달가격보다 싼값으로 약품을 공급해 줄 수 있다는 제안을 하고 있지만 조달물품화 돼 있기 때문에 손을 못쓰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시내 한 보건소 보건과장은 "구입예산 절감을 위해 독감백신을 조달물품화 한 데는 이의가 없지만 전국 수요량을 한 개 업체에 맡겨 공급이 원활치 못한 것은 문제"라며 제도보완을 요구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