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학 경쟁력은 세계에서 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에는 194개 4년제 대학과 159개 전문대학이 있으나 경쟁력 높이기는 고사하고, 이젠 '살아남기'에 비상등이 켜진 학교들마저 비일비재다.
올해 '대입 정원 역전' 시대를 맞았으며, 내년부터는 그 사정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원 채우기를 놓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학들은 뒤늦게 특성화를 서두르는 등 그야말로 '북새통'을 방불케 한다.
심지어 어떤 대학들은 교수들을 고교에 돌게 하며 신입생 유치에 안간힘을 보이는 등 '구걸' 행각까지 불사하는 실정이다.
▲우리는 멀리 내다보지도 않고 대학의 몸집만 계속 불려 왔다.
'백화점식' 운영으로 '대학 졸업=실업'이라는 말까지 낳아 왔다.
그런데도 교육 당국은 공급 과잉 등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대학들도 내실화보다는 몸집 키우기에만 급급해 왔다.
그 결과 이제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달라지지 않으면 적지 않은 대학들이 무더기로 도산하는 비극적 상황이 도래할 위기에 닿아 있다.
▲요즘 대학들의 살아남기 몸부림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영남대는 중국 학생들을 끌어들여 신입생을 충원하려는 쪽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이다.
경일대는 '창업에 강한 대학'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으며, 대구한의대는 한방(한의학)을 중심으로 소위 3T(BT.CT.IT) 특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영주의 동양대는 '고시 사관학교'라는 전혀 새로운 기치를 내세우고 학생 모집에 나섰다.
▲특히 동양대의 경우 곧 '대학 국가고시 추진본부'를 만들어 교과 과정을 대폭 개편하고, 내년부터 대변신을 꾀할 태세다.
사법.행정.기술고시 등 각종 고시와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기숙사를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다.
고시를 준비할 학생 가운데 일반계 고교 출신자는 석차가 상위 5%, 실업계는 3% 이내만 되면 4년간 등록금은 물론 고시원 생활비를 면제하고, 교제비로도 월 3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라 한다.
▲대학들의 살아남기 몸부림은 '졸업생의 취업률=신입생 모집률'이라는 기치 아래 '두 마리 토끼 좇기'에 안간힘을 보이는 양상이나, 이 두 문제가 다 난제라는 데 심각성이 더해진다.
학생 부족 현상은 지난해 7월 1일 현재 총인구 대비 청소년 인구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6%대로 급감한 현상과 맞물려 몇 년간 그 사정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며, 취업의 문은 더욱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특화를 통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인 경우로 평가되고 있다.
대학의 특화는 늦었다고 하더라도 서두르는 게 '경쟁력에의 길 트기'가 아닐까 한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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