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다소 둔탁한 소리가 났지만 볼은 큰 포물선을 그렸다. 볼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고개를 돌리던 관중들은 볼이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순간 "이승엽"을 연호하며 함성을 질렀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이승엽은 넘어가는 볼을 한 번 응시한 뒤 여유있게 그라운드를 돌았다.
대구삼성의 이승엽(27)이 지난 21일 대구 LG전 이후 3경기만에 홈런 한개를 추가하며 아시아 신기록 경신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승엽은 24일 "한쪽만 노리겠다"고 말했던 것처럼 줄곤 몸쪽 공을 노렸다. 첫번째 타석에서 4구 몸쪽 높은 볼을 노리고 쳤지만 파울이 나왔고 두번째 타석에서도 역시 몸쪽 높은 직구인 2구를 쳐 2루수 땅볼에 그쳤지만 방망이 중심에 맞히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55호 홈런으로 이어진 볼은 두번째 타석때와 똑같은 몸쪽 높은 직구였고 이를 노리던 이승엽은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스윙으로 볼을 우측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경기장을 찾은 이승엽의 아버지 이춘광씨는 "칠 줄 몰랐는데..."라며 아들을 대견해 했다.
이제 남은 것은 한개. 대망의 아시아 신기록은 어디에서 터질 것인가. 아니 '야구 천재' 이승엽은 어디에서 신기록을 작성할 것인가.
경기당 0.44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이승엽은 앞으로 6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무난히 아시아 신기록(56개)을 작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의 남은 경기는 27일 부산롯데(사직구장), 28일 인천SK(대구구장), 29.30일 서울LG(잠실구장), 10월 1일 광주기아(광주구장), 2일 부산롯데(대구구장)전 등으로 대구와 잠실에서 2경기, 사직과 광주에서 1경기씩 잡혀 있다. 또 올시즌 이승엽의 홈런은 대구구장에서 34개, 문학구장에서 6개, 사직·광주구장에서 각 4개, 수원구장에서 3개, 잠실·대전구장에서 각 2개씩 터졌다.
야구 관계자들은 이런 점들을 감안, 28일 대구 홈구장에서 아시아 신기록이 나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이승엽은 홈구장에서 펼쳐지는 시즌 마지막 경기인 다음달 2일 롯데전에서 신기록을 달성할 전망이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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