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문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다양한 신문이 존재해야 사회의 경쟁력이 담보 될 수 있습니다".
독일 헷센주 프랑크푸르트 지역에서 발행되는 '프랑크푸르트룬터샤우지의 대기자인 카알 그로베 하겔 박사. 30년이 넘은 기자 경력을 갖고 있는 그는 독일 언론에서 알아주는 국제통 전문 기자다.
하겔 대기자는 "극소수의 언론재벌이 거대 전국지를 운영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며 "의견과 정보의 자유를 위해서는 언론 다양성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며 사회적으로 이를 보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국 언론들의 '무(無)정체성'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조선과 동아,중앙 등 3개 신문의 영문판을 꾸준히 보고 있다는 그는 "3개 신문의 논조나 견해가 너무나 비슷해 처음에는 상당히 놀랐다"며 "어떻게 3개 신문이 차별성 없이 똑같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결국 기자들이 사주나 신문사로부터 보이지 않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며 "색깔이 비슷한 거대 신문들이 신문 시장의 70%를 점하는 것은 한국 언론이나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빨리 개선돼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견과 정보의 자유를 위해서는 사주가 편집권과 절대 권력(인사권)을 동시에 가져서는 안된다며 "독립운동을 벌이고 기자양성에 많은 공헌을 한 신문들이 지금 이런 양태를 보이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하겔 대기자는 독일 신문 산업의 특성을 다양성과 차별성으로 설명했다.
"독일의 대표적인 미디어 그룹인 서독일신문 그룹의 경우 상당한 언론사를 소유하고 있지만 같은 그룹 소속 언론사끼리도 서로 다른 성향을 갖고 있다"며 "이것이 결국은 언론사의 경쟁력 유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룬트샤우지도 전국으로 배달되지만 지역 뉴스가 50% 정도로 헷센주의 대표지 성격이 강하다"며 "이러한 독창성이 신문사의 또다른 경쟁력이며 타 신문과의 차별성을 갖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프랑크푸르트룬터샤우지는 현재 해외 각국에 50여명의 기자를 두고 있으며 공익재단에서 신문 소유권을 갖고 있다.
최정암.이재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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