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합신당-통합21 '껄끄러운 동거'

지난 대선때 잠시마나 동거했던 통합신당과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21이 또다시 한 지붕아래 뭉쳤다(?). 당사를 물색하기 위해 적지 않은 발품을 팔아야 했던 신당 관계자들이 고심 끝에 국민통합21 당사가 위치한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으로 입주했기 때문이다.

임대층도 통합신당이 4층, 국민통합 21은 3층으로 위아래로 나란히 겹쳐 졸지에 이웃사촌이 된 것. 덕분에 지난 대선 당시 공동 선거 활동으로 얼굴이 익은 실무진들은 좋든 싫든 통로에서 거의 매일같이 얼굴을 마주치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사이가 나빠진 양당 관계자들이 예전처럼 웃는 모습으로 인사를 나눌 수 있느냐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신당에 우호적"이라고까지 공언해 종종 '노무현당'이라는 칭호를 듣고 있는 신당측 인사들로서는 정 의원이 '오너'인 국민통합21이 반가울 리 없고, 그런 감정은 국민통합21도 마찬가지다.

대선 당시 공조 파기로 인한 앙금이 아직까지 남아 있고, 최근 노 대통령이 "정몽준 의원과 동업할 일 없다"고 발언함으로써 양측의 마음이 어느정도 상한 상태다.

특히 국민통합21 관계자들의 눈길이 예사롭지 않다.

위풍당당했던 예전의 모습은 간데 없고 지금은 작고 초라한 자신들의 모습에 내심 자격지심이 생긴 것이다.

한 당직자는 "한번 갈라섰으면 그만이지 왜 자꾸 따라다니며 귀찮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신당은 내달 1일 당사 입주를 계획하고 내부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어 양당의 껄끄러운 '한지붕 살림'이 순탄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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