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서관 장기미반납자 명단 공개

공공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제때 되돌려주지 않은 사람은 앞으로 다른 도서관의 시설을 이용하는데 애로를 겪고 인터넷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는 불명예도 감수해야 할 것 같다.

대구 9개 공동도서관장들이 최근 모임을 갖고 도서관별 장기 미반납자 명단을 공유, 이들에 대해서는 모든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빌리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라 도서관내 다른 시설의 이용까지 제한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남부도서관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장기 미반납자 251명의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 등을 지난 1일자로 홈페이지에 올렸다.

도서관들이 이처럼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올해들어 책을 빌린 뒤 6개월 이상 돌려주지 않는 장기 미반납자가 급증, 도서 열람.대출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물론 독촉 전화, 독촉장 발송, 가정 방문 등 담당 직원들의 업무 증가와 예산 낭비까지 부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구남부도서관의 경우 2001년에 86명(174권)이던 도서 장기 미반납자가 지난해 136명(325권)으로 늘더니 올해 8월말에는 405명(951권)에 급증했다.

또 두류도서관은 지난달까지의 장기 미반납자가 138명(261권)으로 지난해 26명(159권)에 비해 인원수로 볼 때 다섯 배로 늘었다.

대봉도서관 역시 올해 8월까지만도 141명(338권)으로 지난 두 해를 합한 수보다 휠씬 많아졌다.

이에 대해 도서관 관계자들은 지난해에 비해 평균 1.5배나 되는 도서관 이용인원의 증가, 취업관련 서적의 장기대출, 방학을 이용한 학생들의 아동대출 증가 등을 꼽았다.

또 일부 시민의 공공의식이 성숙되지 못한 탓도 크다는 것.

김홍만 남부도서관장은 "세 차례에 걸쳐 독촉장을 보내고 전화를 했는데도 반납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 이들의 신상을 정보공개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공개했다"며 "불만도 있겠지만 시민의식에 경각심을 주자는 취지"라고 했다.

정경환 두류도서관장은 "도서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공공의 재산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시민의식 실종도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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