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카드사 '악성연체'와의 전쟁

은행, 카드사 등이 연말을 앞두고 악성 연체를 받아내기 위해 기존 직원외에 별도의 채권관리팀까지 가동하며 채권 회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채무자들은 원금 감면 조치를 겨냥, 버티기로 일관하는가 하면 개인파산 선고를 위해 각종 확인업무를 요청하는 채무자들의 발길이 금융기관 점포에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금융기관이 채무자들을 위협하는가 하면, 일부 채무자들은 빚갚기를 미루면서 금융기관에 대한 허위민원을 금융감독원에 제기하는 부작용도 불거지고 있다.

△대구은행=대구은행은 지난 4월부터 본.지점 직원 외에 29명으로 구성된 신용채권 관리팀을 통해 채권 회수를 강화했고, 자회사인 대구신용정보(주)에 채권 회수 업무를 위탁했다.

대구신용정보(주)는 전직 경찰 등 계약직 사원을 포함한 80여명의 직원들이 채권 회수를 위해 밤낮으로 뛰고 있다.

채권팀은 평일에 전화나 문자 메시지, 이메일로 빚독촉과 채무 변제 안내를 하고 있으며 연락이 잘 되지 않는 채무자에게는 일요일날 집으로 찾아가고 있다.

대구은행은 일시불로 갚을 경우 원금 20% 감면에 이자까지 감면해주는 '신용특별회복 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나 일부 채무자들은 감면 폭이 더 커질 것을 기대하며 빚갚기를 미루는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채권 회수도 갈수록 힘들어져 상반기만 하더라도 2, 3개월 연체된 채무자들과 연락이 닿았으나 최근에는 1개월만 연체되더라도 연락을 끊는 채무자들이 늘고 있다.

△대구신용정보=대구신용정보 채권팀의 경우 카드 연체 추심 수수료 4.2%, 일반가계대출 추심 수수료 0.1~10%를 받도록 돼 있어 상반기의 경우 월 400만~500만원의 수입을 챙기는 직원들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직원들의 채권추심 수수료 수입이 월 100만원이 되지 않을 정도로 회수가 힘들어지고 있다.

대구은행은 8월말 현재 총 가계대출액 2조8천226억1백만원 중 연체액은 500억2천700만원으로 1.77%의 연체율을 보이고 있으며, 신용카드의 경우 총 여신 4천651억6천500만원 중 연체액은 668억5천600만원으로 14.37%의 훨씬 높은 연체율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은행 대구본부=국민은행 대구본부도 3개월 미만 단기 연체자들은 각 점포에서, 3개월 이상 장기 연체자들은 지역본부 산하 40여명의 채권관리팀에서 맡아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채권 회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국민은행 대구본부는 24일 현재 가계대출액 3조5천38억원중 연체액은 406억원으로 1.15%이며, 신용카드 연체액은 109억원으로 전체 여신 930억원의 15.65%이다.

△삼성카드 동대구지점=삼성카드 동대구지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권회수팀을 60여명에서 100여명으로 늘려 채권회수 업무를 강화했으나 실적은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대구은행 신용채권관리팀의 이균호 과장은 "어렵게 채무자를 만나도 개인워크아웃을 이용하기 위해 일부러 신용불량자(3개월 이상 연체자)가 되는 규정을 악용하기도 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채권강화와 관련, 회수 과정에서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법 감독규정에 따라 금융기관이 심야 방문이나 전화를 금지, 채무자에게 피해를 주지 못하도록 한 것과 관련, 최근 금융감독원 대구지원에는 하루 평균 서류 5~10건, 전화 5~10건의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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