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민주, '발목잡기 아니다'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각 당은 표결결과에 따른 이해득실을 가늠하며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여론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국정 발목잡기'라는 비판을 차단하는데 주력했고 통합신당은 '구태정치의 전형'이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한나라당=임명동의안 부결이 '거야의 횡포'로 비쳐질 수 있는 점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의 평가도 임명동의안 부결은 국정 발목잡기가 아니라 윤 후보자의 자질 부족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최병렬 대표는 "윤 후보자가 독립적으로 감사원장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면서 "우리 당 의원과 청와대가 그야말로 코드가 맞지 않은 것 뿐"이라고 말했다.

홍사덕 원내총무도 "우리당 여의도연구소 조사결과 윤 후보자에 대해 꼭 필요한 사람이란 응답은 17.4%인 반면 자질부족이란 의견은 36.2%였다"면서 "이런 조사결과를 보면 거야의 횡포라는 비난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 대변인도 논평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계속되는 무리한 코드편중인사가 빚은 예견된 결과"라면서 "노 대통령 스스로가 국정의 발목을 잡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한나라-민주' 공조에 대한 지지층의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임명동의안 부결은 한나라당이 주도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박상천 대표는 임명동의안 부결은 "발목잡기가 아니라 다수파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비록 자유투표를 했지만 의총에서는 찬성의견이 훨씬 많았다.

지도부에서도 찬성권고까지 하는 등 "통과쪽에 비중을 뒀다"고 강조했다.

다른 의원들도 같은 견해를 표시했다.

함승희 의원은 "좀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정치가 아쉽다"면서 한나라당에 화살을 돌렸고 유종필 대변인도 "의총에서는 찬성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신당이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난하는데는 강력히 반발했다.

유 대변인은 "부결을 빌미로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묶어서 반개혁으로 매도하는 것 자체가 구태정치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통합신당=부결 질후 의총을 열어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구태정치연합', '반개혁야합연대'로 규정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중대한 국가문제를 감정적으로 처리해 무책임한 결과를 만들었다"(김근태 원내대표) "오늘의 결과는 정권을 부결시킨 것이며 대통령의 잔여임기까지 뺏겠다는 음모"(이해찬 의원) 등의 비난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소수 여당의 한계에 따른 무력감도 절감하는 모습이었다.

한 초선의원은 "(임명동의안 부결은) 통합신당의 힘으로는 미리 대응할 수 없는 것이었다"며 소여의 무력한 현실을 인정했다.

향후 국회전략에 대해서도 걱정이 쏟아졌다.

이호웅 의원은 "청와대가 감정적인 반응을 자제했으면 한다"면서 "우리 당이 원칙에 입각해 차근차근 대응하면 국민이 올바르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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