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상에 떠도는 음란물을 다른 인터넷 게시판에 옮기거나, 화상채팅 중 갈무리한 상대방의 모습을 유포하는 것도 범죄가 됩니다. 죄의식 없이 한 행동 때문에 처벌받는 청소년들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날이 갈수록 늘고 있는 인터넷 범죄 수사를 맡고 있는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대장 최준영 경감) 소속 정동열(40) 경사는 "사이버 범죄의 50% 정도가 청소년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별 생각없이 한 행동 때문에 전과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자녀를 교육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경사는 지난해 10월 대구지방경찰청 수사과 내 하나의 계로 독립한 사이버범죄수사대 맏형격이다. 계급은 8명의 소속원 중 위에서 3번째이지만 나이도 제일 많을 뿐 아니라 사이버 범죄 수사 경력도 제일 많기 때문.
지난 89년 순경으로 경찰에 발을 디딘 정 경사는 대구지방경찰청에 사이버범죄 수사반이 처음 생긴 2001년까지 2년 정도의 파출소 근무를 제외하고는 외근 형사로 사건현장을 누볐다. "사이버범죄 수사반에 발령났을 때 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때 저는 거의 컴맹이었거던요. 그렇지만 무능하다는 소리는 듣기 싫었습니다. 짬을 내 컴퓨터 학원 속성반에 등록해 다니면서 컴퓨터와 친해지려고 노력했죠.
이후 줄곧 사이버범죄를 취급해 온 정 경사는 총 8명으로 이뤄진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대에서 컴퓨터 조작 실력은 꼴찌나 마찬가지지만 없어서는 안될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컴퓨터 다루는 기술은 간단한 홈페이지를 만들 정도밖에 안돼도 사이버범죄 수사요원으로 특채된, 경험 짧은 후배들에게 오랜 형사생활에서 얻은 수사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주고 있어서다. 지난해에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검거실적 평가에서 수사요원당 96.5건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한 것도 그의 공이 크다.
하지만 정 경사는 지금까지의 결과에 대해 완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한 여은행원을 1년 넘도록 비방해온 남녀 구속, 화상채팅방에서 음란행위를 한 50명을 한꺼번에 입건한 것 등은 기억에 남는 사건이 없지 않지만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건은 만들어보지 못한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총기밀매 등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나올 사건을 하고 싶습니다"
정 경사는 하루 평균 5시간 이상 컴퓨터와 씨름한다. 외근이 없을 때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꼬박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때도 많다. "인터넷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범죄는 처벌 가능하다"고 말하는 그지만 IP 추적이 안될 때는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한다. "통신업체에서 게시물을 올린 접속자의 IP를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보관하도록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 경사는 '빨치산'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수색대 출신인데다 어떤 일에도 저돌적으로 나서기 때문이란다. 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거침없이 '승진'이라고 말하는 정 경사. "지금 당장 큰 결과물을 내놓지는 못해도 사이버범죄수사대 전 대원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조직에서 좀 알아줬으면 한다"며 마우스에 손을 얹었다. 송회선기자 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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