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길 때까지 붙어보자" 지역구 질긴 악연

4년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총선이지만 유독 질긴 인연들이 있다.

많은 곳에서 선거 때마다 후보도 바뀌고 출마자도 바뀌는데 유독 몇몇 지역에서는 같은 인물이 계속해서 대결을 벌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걸고 맞서야 하는 선거에서 경쟁자로 한 번 맞서는 것도 악연인데 3, 4차례 맞선다면 그야말로 악연 중의 악연이랄 수 있다.

대구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서구의 강재섭 의원과 서중현씨의 경우다.

13대 전국구 의원을 거쳐 14대 총선에서 이 곳에 터를 잡은 강 의원에 가로 막혀 서씨는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이번 총선에 서씨가 출마하면 강 의원과는 네 번째 대결인 셈이다.

서씨 개인적으로는 13대 총선부터 다섯 번째 출마가 된다

수성을구의 윤영탁 의원과 이치호 전 의원의 관계도 그렇다.

13대 총선에서 처음 대결한 두 사람은 대륜고 동창이다.

13대 이 전 의원, 14대 윤 의원이 당선됐다.

15대 때는 두 사람 모두 떨어졌다.

16대 때는 이 전 의원이 중구로 지역구를 옮기는 바람에 재대결은 무산됐고 윤 의원이 배지를 달았다.

달서갑구의 박종근 의원과 김한규 전 의원은 이번이 세 번째 대결이 된다.

13, 14대 재선을 기록한 김 전 의원은 15대 총선에서 박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16대 총선에서도 낙선했다.

이번에는 3선에 도전하는 박 의원에게 김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 태세다.

경북에서는 포항남.울릉 지역의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김병구 전 민주당 지구당위원장은 17대 총선에서 만나면 네번째 대결이 된다.

14대 총선에서 영일.울릉 선거구에서 맞붙은 이래 15대와 16대 총선에서는 포항남.울릉지역에서 맞섰다.

이 의원은 민자당과 신한국당, 한나라당 간판으로 나왔고 김 전 위원장은 민주당 후보였다.

상주의 이상배 의원과 이재훈 변호사도 악연이다.

이 의원은 두 번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 의원에게는 경기고, 서울대 2년 후배인 이 변호사가 이번 총선에도 출마한다면 삼 세 판이 되겠지만 이 변호사가 출마 의사를 나타내지 않고 있어 두 사람간 재대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문경.예천의 신영국 의원과 신국환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98년 4.2 보선에서 첫 대결을 벌였고 2년 전 총선에서 다시 맞붙었다.

신 의원은 승자였고 신 전 장관은 패자였다.

이번 선거에서도 두 사람은 세 번째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여기에 득표력은 두 사람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단골 출마자인 황병호 전 민주당 지구당위원장도 한 자리를 거들고 있다.

군위.의성의 정창화 의원과 김동권 전 의원도 세 번째 대결을 벌일 공산이 커 보인다.

두 사람은 14대 총선에서 맞붙어 민자당 소속이던 김 전 의원이 무소속의 정 의원을 이겼지만 16대 때는 한나라당의 정 의원이 무소속의 김 전 의원에게 설욕했다.

15대 총선 때는 김 전 의원만 출마했고 정 의원은 나서지 않았다가 98년 4.2재선거에서 당선됐다.

봉화.울진의 김광원 의원과 김중권 전 민주당 대표도 악연이다.

두 사람은 15, 16대 총선에서 대결을 벌였다.

두 번 다 김 의원이 승리했다.

16대 총선에서 두 사람간 표차이는 불과 13표. 큰 변화가 없다면 두 사람은 17대 총선에서 다시 맞붙을 공산이 크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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