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속에서 아첨에 대한 대표적인 일화로는 두가지가 전해진다.
양귀비의 정부였다는 안록산은 배가 불룩한 체형이었다.
당(唐) 현종이 어느날 안록산의 불룩한 배를 가리키며 "그 커다란 배안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느냐"고 짓궂게 물었다.
안록산이 "제 뱃속에는 폐하에 대한 충성만이 가득 차 있사옵니다"고 대답하자 현종이 크게 기뻐했다.
그뒤부터 중국에는 "내 배안에는 황제에 대한 충성으로 가득하다"는 비아냥이 유행어가 됐다.
두번째-.
송나라 진종황제때 부재상이었던 정위란자가 재상인 구준이 식사중 수염이 국 그릇에 적셔지자 얼른 일어나 수염을 닦아 주었다.
이에 재상이 "어찌 나라의 대신(大臣)이 상사의 수염까지 닦아 주어야 하느냐"고 아첨을 꾸짖자 앙심을 품고 모함끝에 재상을 밀어낸 뒤 자신이 그 자리에 올랐다.
그뒤 악정을 펼쳐 "나라가 평온하려면 눈에 가시(정위를 지칭)부터 빼야 한다"는 상소들이 빗발쳤는데 이후 '눈엣가시'란 말이 생겨났다고 했다.
두 일화에 등장한 아첨꾼의 공통점은 반란(안록산의 난)과 배신으로 주인과 나라를 망쳤다는 점이다.
부하들이 아첨만 하면 상전은 점점 오만해지고 나라가 망한다는 진리에 가까운 교훈을 놓고 지금 참여정부 경우는 어떨가를 한번 생각해 본다.
며칠전 모 장관이 "대통령은 태풍때 오페라 보면 안되나"며 주인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자 당장 한 시사만화가가 역대 대통령 신하들의 아첨형 발언들을 모아 전시한 서예족자 앞에서 노 대통령이 흐뭇하게 웃고있는 풍자그림을 그렸다.
그 발언이 아첨인지 아닌지의 기준을 가릴 생각은 없다.
그저 만화가 답게 잘도 풍자했다 싶어 피식 웃음이 나왔을 뿐이다
아첨은 꼭히 말로만 하는것만 아첨이 아니다.
젖은 수염을 닦아주듯 '알아서 기는' 행동도 아첨이 될 수있다.
'코드가 맞는다'는 것은 바꿔말해 '알아서 잘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된다.
좋은쪽으로만 코드가 맞아주면 효율높고 얼마나 좋은 시스템인가.
그러나 알아서 잘하고자 한 코드맞추기가 자칫 그 장관의 발언처럼 주인 감싸기식으로 흐르게 되면 아첨의 소지가 커지기 쉽다.
아첨꾼의 특징은 '주인(권력자)의 일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위험을 무릅쓴다'는 말이 있다.
사리에 닿지 않고, 무리한 궤변이란 비난도 아랑곳없이 오직 주인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무슨 말이든 반발의 위험을 무릅쓰고 해내는 것을 충성인양 오인한다는 뜻이다.
감사원장 임명 동의안 부결만해도 '발목잡는다'며 대들었다.
옳은 방향으로 잘 걸어가는데 발목을 잡으면 잡는 쪽이 나쁘다.
그럼 가는 방향이 옳지못해 보이고 위험한 길로가거나 가서는 안될 길로 갈때는 발목을 잡아주는 쪽을 되레 고맙게 여겨야 옳다.
자신들의 코드로 볼때는 잘가는것이라 여겨지더라도 국회라는 의회정치의 국민 대의(代議)기구에서 잘못 가는길 이라고 판단하면 겸허히 인정하고 따르는게 의회 민주정치 국가의 순리다.
무슨 일이든 노 정권이 내놓는 정책이나 인사는 무조건 동의하고 박수만 치고 앉아 있어야 민주야당이고, 공정언론이라는 논리는 다수 국민들과는 소위, 코드가 안맞는 독선적 사고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 다 그대로 돼야하고 무슨 일이든 반대는 없어야 하고 의회와 언론은 바보요 내 판단만이 절대적 진리라 믿는 자신감은 반드시 독재를 부른다.
의회와 언론의 견제는 그런 독재와 독재로의 유혹을 막아주는 예방접종과 같은것이다.
힘센자의 부하는 두 부류로 나눠진다.
'꼬붕'과 '참모'다.
'꼬붕'은 비상식적인 언행도 서슴지 않으면서 오직 주인의 의도와 목적을 대신해내는 조폭세계에서 쓰는 부하 개념이다.
참모는 직언과 지혜로운 조언을 내줄 수 있는 씽크탱크 개념의 부하다.
주인이 태풍중에도 오페라를 보겠다고 했을때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고 소매를 잡으면 '참모'형이고 가족 데리고 같이 나서는 것은 '꼬붕'형으로 비판되기 쉽다.
주인이 언론을 못마땅히 여기니까 한술 더 떠서 특정신문에 취재거부를 지시하는 부하도 마찬가지다.
그런 부하가 나올수록 노 대통령은 '나에게 비(非)로 대하는자(아니라고 말하는 언론.야당)는 스승이요, 시(是)로 대하는자(맞다고 말하는 사람)은 친구이며 아첨으로 대하는자는 적이다'고 한 순자(筍子) 가르침에 유의하셨으면 한다.
뱃속에 충성만 가득차고 수염 닦아주는 부하보다는 쓴소리 해주는 여론.야당이 더 소중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참모가 아닌 꼬붕형 부하의 충성은 그래서 믿을게 못된다.
오랜 권력투쟁 역사를 돌아볼 것도 없이 지금 당장 DJ의 꼬붕들의 변신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김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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