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환구조 훈련대

해군 제6전단 609전대 해상 생환구조 훈련대는 육.해군 항공 승무원들에게 해상 사고시 살아서 탈출하는 생존법을 가르쳐 주는 부대다.

해군에 하나밖에 없는 6전단 생환구조 훈련대는 지난 87년 포항에 설립돼 지금은 17명의 대원들이 연간 250여명의 입교생 위탁교육을 맡고 있다.

생환구조 훈련대는 장교와 부사관, 수병들로 이루어져 있다.

대원들은 모두 물개라고 불릴만큼 수영실력과 인명구조 능력이 탁월하다.

대원들은 일단 맨몸으로 바다에서 4㎞이상, 오리발을 끼고는 12~14㎞이상 수영이 가능해야 한다.

항공구조사 자격증을 지닌 대원들은 이 정도 거리의 수영을 감당하지 못하면 해상구조활동을 해나갈 수 없다고 한다

항공기 불시착, 해상 침몰 등 불시의 재난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명구조현장에 바로 뛰어들어야하는 대원들은 자기생존을 위해서 훈련에 철저하다.

매일 오전 5~7㎞의 구보를 시작으로 훈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25m길이의 실내 수영장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왕복하는 등 강인한 체력유지에 전력을 쏟고 있다.

훈련대 교관이 되려면 이론과 실무에 정통할 수 있는 1년반 정도의 교관코스를 거쳐야 피교육생 앞에 자신있게 서게 된다.

91년부터 교관생활을 해온 박경식 중사는 "자신보다 계급이나 군사지식이 훨씬 높은 영관급과 장성급 장교들 앞에서 교육을 하려면 부단한 자기연마를 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다"고 말한다.

생환구조 훈련대에서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과정은 생환훈련과정과 항공구조사과정.

생환훈련과정은 바다를 내려다보며 생활하는 해군 항공 승무원들이 사고로 항공기가 바다에 불시착 할때 물에빠진 항공기로부터 무사히 탈출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교육시킨다.

생환대에는 훈련생들이 소속부대에서 실제 타고있는 비행기가 수중에 추락 했을때와 똑같은 기종의 비행기의 동체와 같은 모형동체가 있다.

피교육생들은 이 동체에 탑승, 수심 5.5m의 수영장에 동체와 함께 추락한 뒤 생환법을 익힌다.

대원들이 탑승한 동체 내부에는 카메라가 설치돼 교관들은 모니터를 통해 동체내부의 피교육생들의 훈련상황과 안전을 체크하기 때문에 사고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훈련생들은 수면비상착륙은 물론 비행기가 수중에 180도, 220도 전복된 극도의 위험상황에서도 수중탈출 호흡기 등을 착용하고 탈출구를 찾아 안전하게 대피하는 생존능력을 기르게 된다.

처음엔 동체가 물속으로 가라앉으면서 공포심을 못이겨 막무가내로 탈출을 시도하며 괴로워하던 피교육생들도 교육과정이 끝날 때는 어떤 상황에서도 모두 침착하게 생존길을 찾아내는 프로들로 만들어 내는 것이 대원들의 역할이다.

육.해군 항공승무원들에게 필수과정인 생환훈련과정은 지난 2001년부터 2주에서 한달로 기간이 늘어났다.

그러나 2주간만으론 이론과 실무를 익히기엔 교육시간이 너무 짧아 퇴소때 수료율이 35%에 그쳐 재교육생이 오히려 많은 등 문제점이 생기면서 기간이 연장된 것. 교육기간 연장후 해군은 95%, 육군은 70~80%의 교육수료율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수영을 전혀 못했던 피교육생들도 생환훈련과정을 수료 하려면 헬밋 등 각종 장구착용 상태로 구조대가 올때까지 5분간 물위에 떠 있어야하고 맨몸상태로 500m수영을 해야 하다보니 퇴소식때는 거의 반물개로 변신한다.

교관들은 기억에 남는 일로 남자들도 벅찬 생환훈련과정에 지금까지 3명의 여군장교가 도전, 2명이 수료증을 받아낸 것을 맨 먼저 떠올렸다.

물에 빠진 여 훈련생을 처음 건져 올릴 때는 몸에 손을 대지 못해 발을 밀기도 했다.

그 후 남자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으며 당당하게 훈련에 임하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교관들은 말한다.

또 교육을 견디지 못해 소속부대로 탈출(?)을 시도했던 하사관이 다시 돌아와 대원들의 끈질긴 지도로 수료증을 받고 퇴소한뒤 항상 고마움을 잊지 못해 안부를 전해온 일도 대원들의 보람으로 남는다.

생환훈련과정과 달리 항공구조사 과정은 해상조난사고를 당한 항공승무원을 구조하는 전문인력양성을 주목으로 하는 고급과정이다.

항공구조사 자격증을 갖고있는 하사관이나 장교들에 대한 1년에 2~3일씩의 재교육도 이곳에서 실시된다.

생환훈련구조대원들의 유대는 남다르다.

선임교관인 김종화 중사는 "생명을 서로 의지한채 팀웍을 이뤄 교육은 물론 구조임무를 수행하다보니 서로 흉금을 털어놓고 지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간적 관계가 끈끈하게 이어져 있다"고 자랑했다.

최고참 수병인 김규철(23).김민수(22) 병장은 "군 생활을 생환구조 훈련대에서 한 덕택에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떤 사고를 당해도 자신있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과 인명구조사, 스쿠버자격증 등 수상레포츠에 필요한 모든 지식을 습득해 제대후 진로선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생환구조 훈련대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어선 침몰 등 각종 해난사고 발생시 인명구조와 해상정화 활동에도 앞장서는 등 지역의 대민지원 업무에도 적극적이다.

유동윤 대장은 승용차가 저수지에 추락하거나 강물에 빠지는 사고가 수시로 일어나 수중생환훈련은 군인들 뿐만 아니라 민간인들에게도 꼭 필요한 안전교육이 될 수도 있어 이같은 훈련과정이 확대되기를 희망했다.

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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